도쿄돔 15만 관객과 호흡한 JYJ, 3년 시간을 되찾다

도쿄돔 15만 관객과 호흡한 JYJ, 3년 시간을 되찾다

기사승인 2013-04-05 07:02:01


[쿠키 연예] 공연 시작 카운트 10초만을 남겨두자, 도쿄돔을 가득 메운 5만 여 일본 팬들은 아무 말없이 일제히 일어섰다. 2010년 6월 이후 만 3년간 무대 위 주인공들을 기다린 팬들에게 이 10초는 그 어느 때보다 길면서도 수많은 생각들이 교차되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단순히 ‘오랜만에 도쿄돔 공연을 여는 것’이 아닌 그들의 사연을 알고 있고, 왜 이토록 오랜 기다림이 있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등장한 JYJ(재중, 유천, 준수).

아티스트를 향해 조용히 응원하기로 유명한 일본 팬들의 모습은 없어졌다. 빨간 야광봉을 흔들며 멤버 한명 한명 등장 때마다 소리 지르는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이라 평가받는 한국 팬 못지 않는 열기를 일순간 뿜어냈다. 2013년 4월 4일 오후 5시 30분 일본 도쿄도 분쿄구에 위치한 도쿄돔에서 3일간 열린 ‘JYJ 라이브 콘서트 인 도쿄-The Return of the JYJ’의 마지막 공연은 그렇게 시작했다.

JYJ는 첫 곡 ‘미션’(Misson)을 무려 56명의 댄서와 무대를 꾸미며, 5만 팬들을 들썩이게 만들었고, 첫 월드와이드앨범 더블 타이틀곡인 ‘애니 걸’(Ayyy Girl)을 통해 감미로움에 빠져들게 했으며, 다시 ‘비 더 원’(Be the One)으로 파워풀한 댄스를 선보였다. 단 세 곡만으로 풍성하고 감미로우며 파워풀한 모습을 한꺼번에 보인 셈이다.

문득 4월 2일 첫 공연에서 이 세 곡을 연이어 부른 뒤, JYJ는 어떤 감정이었을까라는 궁금증이 일었다. 빨간 야광봉을 흔들며 자신들을 향해 함성을 질러주는 5만여 팬들 앞에 만 3년 만에 선 감정은 기쁨이었을까, 눈물이었을까. 보통 하나의 공연이 끝난 후 흘리는 눈물과 북받치는 감정을 이들은 첫 세 곡이 끝난 후 느끼지 않았을까. 물론 마지막 공연일인 4일에는 세련된 무대로 ‘이제는 도쿄돔 공연을 다시 즐기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셋이 모여 만들어낼 수 있는 하모니로 공연 시작을 알린 이들은, 이후 멤버들의 솔로무대로 그동안 자신들이 성숙해졌음을 보여줬다.

준수는 자신의 솔로 앨범 ‘타란텔레그라’(Tarantallegra)에 수록된 ‘브리스’(Breath)와 ‘럴러바이’(Lullaby), ‘타란텔레그라’, ‘언커미티드’(Uncommitted)를, 유천은 ‘프렌드’(Friend)와 ‘오래된 노래’를, 재중은 솔로 앨범 ‘Y’에 수록된 ‘온리 러브’(Only Love), ‘I’에 수록된 ‘원 키스’(One Kiss), ‘마인’(Mine) 등을 선보였다.

특히 이들은 일본 가수들의 곡을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불러 오랜만에 만나는 일본 팬들과 거리감을 좁혔다. 재중은 나카시마 미카가 부른 애니메이션 OST ‘글래머러스 스카이’(GLAMOROUS SKY)를 밴드와 함께 부르며 밴드 타임을 가졌으며, 준수는 아야카의 ‘민나소라노시타’(みんな空の下)를, 유천은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사이 아이’(最愛)를 각각 불렀다.

특히 유천은 ‘사이 아이’를 부른 후 자신의 자작곡 ‘그녀와 봄을 걷는다’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번 공연에서 깜짝 발표한 이 곡은 박유천이 팬들이 자신들을 기다려진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한 노래다.



잠시 개인적인 매력을 뽐냈던 이들은 첫 한국어앨범 타이틀곡 ‘인 해븐’(In Heaven)을 통해 다시 JYJ가 함께 무대에 올랐을 때만 보여줄 수 있는 남성미를 보여줬다. 팬들을 위해 작사한 곡 ‘소년의 편지’와 ‘겟 아웃’(Get Out), 성균관스탠들 OST곡 ‘찾았다’, JYJ가 일본에서 활동할 때 불렀던 곡 ‘레인리 블루’(Rainy Blue), ‘낙엽’ 등의 무대를 연이어 꾸미며 마지막 공연에 모든 것을 쏟아냈다.

이들은 공연 중간 중간 지난 4년간의 시간에 대해 언급했다. 이들은 “오늘까지 오는데 4년이 걸렸다.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릴 줄 몰랐다. 4년은 혼란스러운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우리가 강한 마음을 가지면 곧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하루하루가 우리에겐 너무 힘들 시간이었다. 우리가 오늘 여러분들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여러분과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고 결심한 것도 있지만, 여러분들이 우리에게 보낸 신뢰 덕분이라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하는 시간은 소중한 순간이며, 여러분의 사랑은 잊지 않겠다”고 말해 팬들을 감동시켰다.

이들은 또 자신들이 직접 쓴 편지의 내용을 스크린을 통해 공개했다. 준수는 “팬 여러분께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게 어색하지만, 글로 쓰니 또 다른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끊임없는 성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유천은 “지금 이 자리의 여러분이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의 저도 없었겠죠. 제가 여기 서 있는 이유가, 바로 여러분이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입니다”라고, 재중은 “여러분 앞에서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이, 오늘만큼 행복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 행복이 저와 여러분의 마음 속에 영원히 기억되기를”이라고 글을 적었다. 또 이들은 “긴 시간이었습니다. 긴 기다림이었습니다. 그 시간 덕에 저희는, 아니 우리 모두는 더욱 강해질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영원히 함께 하겠습니다”라며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고, 팬들은 뜨겁고 오랜 박수로 이들의 진정성에 화답했다.

JYJ는 3일간의 도쿄돔 공연을 이날 끝내며, 본격적인 일본 활동의 재개를 알렸다. 물론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활동 계획이 세워진 것은 아니다. 또 공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천이 “여러 가지 법적 문제가 해결됐다고 해서, (방해가 되는 것들이) 아직 없는 것은 아니고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도 그럴 때마다 멈추지 않고 힘내서, 주어진 일에 대해 해왔다”고 말한 것처럼, 일본 활동이 손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일본에서 한 뼘 걸음조차 허락되지 않은 상황에서 만 3년을 보낸 이들이 커다란 첫 발을 내딛었다는 점은 이번 공연에서 JYJ가, 그리고 JYJ 팬들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이자 자산일 것이다.



한편 4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열린 JYJ 도쿄돔 공연은 티켓이 오픈되자마자 15만 석이 매진됐으며, 공연장을 오지 못한 일본 팬들을 위해 일본 전국 극장에서 생중계 됐다. 공연의 마지막 날인 4월 4일 일본 최대 영화관 토호(THOHO)시네마, 워너(Warner Mycal)시네마 등 전국 113개 영화관에서 JYJ의 도쿄돔 공연이 상영됐다.

또 JYJ의 공연을 보기 위해 일본 팬들 뿐 아니라 국내 스타들도 일본을 찾았으며, 일본에 방문 중인 카라 구하라와 니콜도 이날 공연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도쿄(일본)=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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