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음악프로그램, “다 거기서 거기” 시청률 3%일 수밖에

지상파 3사 음악프로그램, “다 거기서 거기” 시청률 3%일 수밖에

기사승인 2013-04-08 10:46:01


[쿠키 연예]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3%대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3년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방송된 13회의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 평균 시청률을 조사한 결과(닐슨코리아 전국 시청률 기준, MBC ‘쇼! 음악중심’은 12회 방송) KBS 2TV ‘뮤직뱅크’는 3.42%, MBC ‘쇼! 음악중심’은 3.02%, SBS ‘인기가요’는 3.68% 등 전반적으로 시청률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단순하게 비교할 수는 없지만, 과거 19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후반까지 큰 인기를 얻은 KBS ‘가요 톱10’이 시청률 효자 프로그램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참담한 수준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느 예능 프로그램처럼 시청률이 낮다고 버리고 갈 수도 없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예능에 출연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 가요 기획사 입장에서도 소속 가수를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계륵’도 이런 ‘계륵’이 없다.

이렇듯 가요 프로그램이 천덕꾸러기가 된 이유는 무엇보다 음악 소비의 방식이 변화했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다.

과거 인터넷이 발달하기 이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창구는 한정적이었다. CD 아니면 테이프를 구입해야 했고 여의치 않으면 텔레비전을 켜야만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가끔은 라디오 앞에서 녹음 버튼에 손을 올려놓고 기다리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넷은 물론 모바일까지 발달하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창구가 다변화되면서 더 이상 사람들은 텔레비전 앞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

그렇다고 음악 프로그램의 추락을 이 같은 음악 소비 방식의 변화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가수와 음악을 텔레비전으로 보거나 듣지 않는다고 치부해 버린다면, 지난 2011년 ‘나는 가수다’ 열풍과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의 변조와 유행은 설명할 길이 없어진다.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이 놓친 것은 구조적 한계 속에서도 좋은 음악과 가수를 발굴해 ‘텔레비전이 아니면 못 들었을 음악’ ‘가요 프로그램이 아니었으면 몰랐을 모래 속 진주’를 찾아내려는 태도다. 하지만 지금의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은 이런 노력을 할 생각이 없거나 단순히 이미지 제고를 위해 단기적으로 시도했다가 그만두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방송되는 지상파 3사의 가요 프로그램을 보면 모두 같은 가수가 출연해 똑같은 노래를 부른다. 신인 가수를 소개하는 안내 자막은 보도자료를 인용해 유사하고, 심지어 출연 순서까지 비슷한 경우가 부지기수다. 특색있는 가수는 보이지 않고 방송에 출연한 가수도 거기서 거기, 음악 방송 자체도 거기서 거기로 인식된다.

봐도 뻔한데 볼 필요가 없어진 시청자는 결국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 등을 돌렸다. 물론 지상파 3사는 음악 프로그램 부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인기가요’는 순위제를 부활했고 실력파 언더 뮤지션이 출연하는 ‘쇼케이스’ 코너를 신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뮤직뱅크’는 진행자를 교체하고 ‘쇼! 음악중심’은 순위제 부활과 진행자 교체를 함께한다.

그러나 순위제 부활과 진행자 교체는 순간적 이슈는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적절한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특히 순위제 부활과 관련해서는 공정성 시비가 계속되고 있다. 또 언더 뮤지션이 한 번 무대에 서고 마는 것도 이벤트처럼 비치곤 한다.

지금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은 부차적인 장치들로 시청률을 올리려는 계산 대신 새로운 ‘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대성 인턴기자 worldswith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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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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