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세계의 1면] 또 하나의 신문이 문을 닫았다. 주인공은 1872년부터 미국 콜로라도에서 일간신문을 찍어온 ‘더 가제트’이다.
더 가제트지는 15일자 1면에서 “시대의 종말”이란 제목아래 자사 인쇄 담당자가 윤전기를 돌리는 장면을 사진으로 남겨 보여줬다. 그리곤 “윤전기를 멈춰라(Stop the presses)”라는 글로 기사를 시작했다.
이날로 141년 일간지 인쇄 작업을 마감한 더 가제트지는 “뉴스를 현대화하는 장정의 또 다른 발걸음”이라고 했다. 신문은 “아이패드 시대에 대형 상업지를 이곳에서 다시 발행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면서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추억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했다.
신문은 이 지역 유력지인 덴버 포스트의 윤전기 공장을 빌려 당분간 인쇄를 하지만 주력을 인터넷으로 옮겨 ‘가제트닷컴’을 다음달 1일부터 선보인다고 밝혔다.
신문사에서 윤전기를 멈추는 일은 흔하지 않다. 인쇄 도중인 신문에 적힌 기사들보다 더 경천동지할 일들이 생겼다는 뜻이다. 이전에 찍던 건 다 버려야 한다. 그런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신문은 윤전기를 멈춰 더 정확한 보도를 내보내곤 했다.
하지만 이제 영원히 윤전기를 멈출 수도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종이에서 디지털로 옮기는 신문의 추세는 거스를 수 없는 일로 보인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