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북한이 발끈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마라톤 압력솥 폭발 테러의 배후에 자신들이 있다는 미국 인터넷 군소 언론의 황당 보도 때문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무엇을 노린 모략 보도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논조가 보수적인 미국의 군소 인터넷 매체를 집중 공략했다. 통신은 “최근 월드네트데일리(인터넷)가 보스턴 마라톤 경기시 발생한 폭탄폭발 사건을 우리와 연결시킨 허황한 날조기사를 보도했다”며 “언론의 초보적 체모도 갖추지 못한 반공화국 나발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통신은 특히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와 동급으로 취급된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성명은 “우리를 알카에다와 억지 연결시키며 미국서 발생한 테러 행위의 범인으로 매도하는 것은 (중략) 우리의 대외적 영상을 깎아보려는 적대세력들의 불순한 기도”라고 비판했다.
북이 가장 섭섭하게 생각하는 대목은 자신들이 일관되게 테러 반대 입장에 서왔다는 점을 인정받지 못한 부분이었다. 통신은 “테러를 반대하는 국제협약들에 가입하는 등 온갖 형태의 테러를 반대하는 입장을 일관하게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성명은 보스턴 테러의 용의자가 생포된 직후 발표됐다. 시점상 미 연방수사국(FBI)의 테러 배후 조사가 본격화되기 직전에 나온 것이다.
통신이 공격한 미국의 인터넷 매체 월드네트데일리는 스스로를 “공격적인 탐사보도와 가십 기사에 강조점을 둔 독립적 우파 뉴스 웹사이트”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언론 천국 미국에선 주목도가 그리 높진 않다.
오히려 북한이 미국의 주류 언론뿐만 아니라 군소 매체까지 실시간 살피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또 혹시 모를 테러 연루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세심하게 노력했다는 점에서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위해 신경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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