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얼마 전 오른쪽 윗어금니 쪽에 극심한 치통을 느껴 치과를 찾은 김모씨(40)는 검사결과 치아뿌리까지 염증이 번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어금니 충치를 방치해 치수염을 거쳐 치근단염으로 진행됐는데, 치근단염을 방치해 치조골이 녹아 치아가 흔들리는 지경이 된 것이다. 자연치아를 살릴 수 없어 임플란트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치아뿌리의 염증이 치조골을 녹이고 상악동으로 번져 축농증까지 생긴 상태였다.
김씨를 치료 중인 변욱 목동중앙치과병원 원장은 “임플란트를 하기 위해서는 잇몸과 상악동의 염증을 먼저 치료한 뒤 녹아 없어진 치조골을 복원하고 상악동 속에 부족한 뼈를 복원해 임플란트 시술을 해야 했다”며 “환자는 치조골 상태가 워낙 나쁜데다 축농증 수술 중 상악동막이 손상될 수 있어 다른 환자들에 비해 치료가 까다로운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윗어금니-송곳니에 생긴 충치, 방치하면 축농증 위험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감기와 감기로 인한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많아진다. 축농증은 흔히 감기나 비염 같은 코 질환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하지만 김씨의 사례처럼 치아나 잇몸 손상을 방치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축농증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 치아는 위턱의 어금니와 송곳니다. 광대뼈 안쪽에는 상악동이라고 하는 빈 공간이 있다. 축농증은 상악동을 포함한 부비동에 염증이 생기고 고름이 차는 질환이다.
충치가 치아 맨 바깥쪽인 법랑질만 손상시킬 때는 통증이 없어 자각이 쉽지 않다. 이 단계를 넘어 충치균이 법랑질을 뚫고 치수에 침범하면 신경이 손상되는 치수염이 생긴다. 계속 치수염을 방치해 치근단염으로 이어지면 치아뿌리와 잇몸에 고름주머니나 물혹이 생긴다.
◇잇몸 염증 치료율 좋아졌지만 평소 관리도 중요
치아를 살릴 수 없을 정도로 염증이 심하면 발치를 하고 녹은 잇몸뼈를 보충하는 뼈이식을 한 뒤에 임플란트를 시술한다. 상악동 내 생긴 염증도 마찬가지로 치료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다. 염증 치료 자체가 경과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위턱의 뼈가 얇아 뼈이식으로 녹아 없어진 턱뼈 두께를 늘린 다음 부족한 뼈는 상악동 내 뼈이식을 해야 하녀 위턱뼈에 심는 과정에서 상악동 내막이 뚫리면 염증이 생길 우려도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임플란트 시술 때문이 아니더라도 잇몸염증이 자연스럽게 상악동으로 옮아갈 수 있는데, 이 경우 반드시 축농증을 먼저 치료한 후에 임플란트를 치료해야 한다. 축농증 수술을 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수술시 내막이 많이 손상되면 임플란트 시술이 영영 불가능해 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변욱 원장은 “염증이 심하더라도 염증의 원인을 제거하고 효과가 좋은 약물을 적절히 사용하면 치료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잇몸뼈를 채워주는 뼈이식도 테크닉이 발전해 치근단염으로 인해 임플란트에 실패할 위험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