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인구 92만여명의 중동 국가 카타르. 1인당 국내총생산(GDP) 10만6000달러의 세계 2위 부국이다.

이곳 한인은 100여명. 그런데 이 100명 정도 불과한 곳에 한인회가 2개가 생겼다.

5일 현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한인회장 선거에서 현 한인회장 A씨와 B씨가 입후보했으나 B씨가 A씨의 출마 자격을 놓고 이의를 제기했다. B씨는 “A씨가 카타르에 거주 신고를 한 지 5년이 되지 않아 출마자격이 없다”고 주장했고 A씨는 “2005년 재외국민 등록을 했고 실거주 18년”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B씨는 선거가 공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선거인 명부 확인 등 선거 준비를 위한 임시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자 한인회는 결국 B씨가 빠진 상태에서 회원 직접 선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이사 표결로 회장을 선출키로 한 것.

이에따라 지난 3월 15일 한인회 이사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7표를 얻은 A씨의 연임이 결정됐다. B씨는 이사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석했으나 기권했고 표를 얻지 못했다.

B씨는 “후보자 등록까지 마친 상황에서 선거 방식을 한인회원 직접선거에서 이사 간접선거로 바꾼 것은 불법”이라며 이러한 주장을 담은 이메일을 인근 한인회와 주카타르 대사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등에 보내 이번 선거를 무효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정기종 카타르 주재 대사가 A 회장과 B씨 등을 만나 중재를 시도했으나 유씨는 중재안을 거부했다. 그리고 B씨는 지난달 26일 도하의 한 호텔에서 민주평통 자문위원 4명 등과 함께 별도의 한인회를 세웠다.

한 관계자는 “교포 사회 어디나 이같은 자리싸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이나 일본의 재외 교포들이 한 목소리로 자신들과 국가 이익을 대변하는 것을 보면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