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층간소음 문제로 불을 질러 2명을 숨지게 한 사건의 발단은 샌드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인천 부평경찰서에 따르면 인천 십정동의 한 빌라 2층에 사는 집주인 A씨(72)는 13일 오후 5시47분쯤 방안에 권투용 샌드백을 설치해 두드리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1층에 사는 세입자 B씨(51)와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불을 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당일 집주인 A씨는 귀가 중 집 계단에서 세입자 B씨를 만나 “왜 시끄럽게 하느냐”고 따졌다. 이에 B씨는 “그런 적이 없다”고 응수했다.

하지만 말싸움은 곧바로 폭력사태로 이어졌다. A씨는 등산용 도끼를 들고 행패를 부렸고, B씨와 B씨의 사실혼 관계에 있는 C씨(50)가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2명 모두 왼쪽 팔에 상처를 입었다.

이어 화를 참지 못한 A씨는 2층 집안에 보관 중이던 통에 들어 있는 휘발유를 가지고 내려와 1층 B씨 집에 뿌리고 라이터를 이용해 불을 질러 작은 방에 잠자고 있던 C씨의 딸(27)과 남자친구(24)가 연기에 질식해 숨지게 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