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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교육]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다음달 5일 시행될 6월 모의평가에서 상당수 고등학교가 영어시험을 B형으로 강제 통일할 방침이어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시험장을 별도로 마련해야 하는 것을 번거로워하는 학교의 ‘귀차니즘’에 학생들의 모의평가 선택권이 침해받고 있다.

올해부터는 선택형 수능이 시행돼 학생들이 수준에 따라 쉬운 A형 또는 어려운 B형 중 골라서 볼 수 있다. 이번 모의고사는 학생들이 처음으로 바뀐 수능 형식을 경험해볼 수 있는 자리다. 원칙적으로 A형 시험장과 B형 시험장을 나눠 시행해야 하지만 일선 학교들이 교실 부족과 시험 감독의 어려움을 들어 교실 이동 없이 시험을 치를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영어 영역이다. 학생들이 같은 교실에서 각자가 선택한 유형의 시험지를 받아 시험을 볼 경우 A형과 B형의 듣기 문제가 달라 시험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다.

교육당국이 학생들이 덜 선택한 A형의 학생들이 과학실이나 강당 등 별도의 장소에서 영어 시험을 보도록 지도했으나 상당수 고교는 학생들에게 일괄적으로 B형을 보도록 강제하고 있다. 교육부가 집계한 6월 모의고사 영어 영역 선택 비율은 A형이 17.7%, B형이 82.3%다.

고교 진학지도 교사 모임인 전국진학지도협의회 관계자는 “일부 학교가 영어 시험유형을 강제로 통일해 A형을 선택하는 학생은 불이익을 당하게 됐다”고 우려를 표했다.

고 3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원하는 학교의 입사 요강에 따라 A형을 준비하면 될 학생도 B형을 응시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출제당국이 모의평가를 결과를 참고해 본수능 난이도를 제대로 조절할 수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가 영어 시험유형을 강제로 통일하는 것은 학생들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원칙에 따라 모의평가를 칠 수 있도록 계속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애 수습기자 limitle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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