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에 대한 비난에도 트위터에서 침묵하던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일 드디어 글을 올렸다.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한 우려를 ‘갈등 증폭 세력의 몰아세우기’로 규정했다. 하루 전인 31일 국회에서 여야가 진주의료원 폐업 경위 전반을 들여다보는 ‘홍준표 국정조사’에 전격 합의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홍 지사는 이날 오후 1시24분쯤 트위터에 “갈등을 증폭시켜온 세력들이 뭉쳐 또다시 국가적 아젠다를 갈등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참으로 유감입니다”라고 썼다. 사례로는 “천성산 도룡농사건, 광우병 빙자 촛불사태, 평택대추리미군부대 반대집회, 부안방폐장사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사태 등”이라고 했다.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인한 공공의료 부재 현상이 이들 사건과 같은 결에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홍 지사의 이 글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홍준표 국정조사’에 전격 합의한 지 만 하루도 안돼 나왔다. 국정조사는 진주의료원 폐업사태와 관련 공공의료 전반을 개선하고 확대하는 방안을 찾자는 것인데, 홍 지사로서는 이런 움직임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약화시킨다고 느낄 수 있다. 특히 새누리당이 합의해 준 데 대한 당혹스러움도 느껴진다. 이 때문에 앞서 트위터에는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 당시 웃고 있던 홍 지사와 국정조사 전격 합의 소식을 듣고 난 후라며 주장하는 침울한 사진이 편집돼 회자되기도 했다.
홍 지사는 적극적 트위터리언은 아니다. 지난해 대선과 함께 치러진 경남도지사 선거 승리 직후 “17년 만에 공무원으로 돌아 왔습니다. 좋은 도지사 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올리는 등 직접 쓴 트윗이 손에 꼽을 정도다. 트위터를 잘 안하는 이유와 관련, 홍 지사는 지난 30일 멘션에서 “트윗에는 내용도 모르고 맹목적으로 욕만하는 좌파들이 많아 잘 하지 않습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
그럼에도 홍 지사가 역대 대한민국 갈등 사례를 언급하며 특정 세력의 ‘몰아세우기’라는 이분법을 언급한 것은 여당인 새누리당마저 국정조사에 동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때문에 여당인 새누리당 마저 ‘갈등 증폭 세력’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오류를 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천성산 광우병 대추리 부안 강정마을엔 홍지사 말대로 공권력이 개입돼 힘없는 소수들의 의견이 묵살당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번 진주의료원 역시 경남도의 폐업 방침으로 기초수급자 출신 노환 환자들이 사망하는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인기 기사]
▶ [상보] 대구 여대생 살인사건 용의자는 클럽에서 술마신 20대 男 “렌터카로 저수지에 시신 버렸다” 자백
▶ “성인물 등 각종 파일 집대성 빗스눕 차단도 고려” 정부, 토렌트 대대적 단속
▶ 일베 초등교사, 성매매까지…“그래도 가르친다”
▶ “내가 죽어야 끝나, 사람 시켜 죽여” 장윤정 겨냥 편파방송 논란
▶ “엉덩이 라인까지 노출”…티아라N4, 민망한 미국 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