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3일 발령된 전력수급경보 ‘준비’는 올 여름 겪을 전력난의 시작에 불과하다. 6월 내내 예비전력이 100만㎾ 대에 머무르는 전력난이 이어질 전망이다. 더위가 최고조에 오르는 7월 말부터 한 달은 블랙아웃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중 가장 위험한 시기는 다음 주다. 6월 둘째 주는 예비전력이 93만㎾ 까지 떨어진다. 장마가 시작되는 6월 말부터 7월 셋째 주까지는 비교적 상황이 양호하다. 하지만 이 때에도 예비전력은 200만~300만㎾대다. 전력수급경보 ‘관심’(300만~400만㎾)과 ‘주의’(200만~300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7월 4주째부터 예비전력은 마이너스가 된다. 별 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을 때의 얘기다. 휴가가 몰리는 8월 첫 주는 상황이 좀 낫지만 둘째 주에는 전력난이 극대화된다. 전력이 약 198만㎾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8월 셋째 주와 다섯째 주에도 전력이 부족할 전망이다.
한빛(영광) 3호기가 6~7월 중으로 재가동될 가능성이 커져 공급에서 100만㎾를 더 확보할 수 있게 됐지만 전체적으로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정부는 백방으로 절전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전력을 많이 쓰는 산업계에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이날 전력을 많이 쓰는 기업 20곳의 최고경영자(CEO)와의 특별 간담회를 열고 절전을 부탁했다.
윤 장관은 “전력수급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위기의 상황이라 에너지를 많이 쓰시는 기업 대표들을 모시고 특별히 협조 부탁을 드리려 한다”며 “의무절전이 3∼15%로 업체마다 다르겠지만, 피크시간대에 전력부하를 견디도록 절전대책을 시행해달라”고 주문했다.
회의가 개최된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 20층 챔버라운지는 간담회 성격상 냉방이 되지 않아 참석자들은 땀을 흘리며 윤 장관의 설명을 들었다. 윤 장관은 앞서 제6회 비철금속의 날 행사에서도 업체 대표들에게 절전을 호소했다.
산업계는 정부 방침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생산 차질을 걱정하는 모습이다. 회의에 참석한 현대자동차 박광식 전무는 “생산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전기 사용을 줄이겠다. 에너지절감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정재륜 부사장도 “실내온도를 공공기관 수준인 28도 이상으로 제한하는 등 절전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정부 방침대로 절전하면 수출 물량을 맞추기 힘들 것”이라며 걱정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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