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남침에 맨몸으로 나설수 밖에 없던 군인들 춘천지구 전투 재현행사 개최

북한의 남침에 맨몸으로 나설수 밖에 없던 군인들 춘천지구 전투 재현행사 개최

기사승인 2013-06-23 16:50:01


[쿠키 사회]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군의 기습공격으로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38선은 삽시간에 무너졌다. 갑작스런 남침에 국군 6사단은 화천과 춘천을 잇는 ‘춘천 소양1교’를 중심으로 방어선 구축에 나섰다. 북한 2군단은 춘천 시가지를 점령키 위해 수차례 진격을 시도했으나 국군의 105㎜ 곡사포에 번번이 무릎을 꿇고 말았다.

북한군은 26, 27일 재차 공격을 시도했지만 국군의 반격에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국군에게 북한군의 전차는 속수무책이었다. 전차가 한 대도 없던 국군은 57㎜ 대전차포만으로 전차 공격을 시도했지만 두꺼운 장갑을 파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국군 6사단 7연대 심일 소령은 5명의 부대원과 함께 수류탄, 화염병을 이용한 기습 육탄공격으로 북한군 전차 2대를 폭파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북한군은 인제로 남하하던 7사단까지 춘천으로 끌어 모아 집중공격을 가했지만 국군은 공격을 모두 막아냈다. 결국 북한군은 3일간 이 다리를 넘지 못했다.

총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학생들과 방직공장 여공 등 시민들은 국군을 도와 우두동 탄약고에 있던 포탄 5000여발을 소양강 남쪽으로 옮기는데 힘을 보탰고 지역 고등학생들은 학도병으로 자원해 국군을 적극 돕기도 했다.


개전 나흘째인 28일 북한의 마지막 공격이 시작됐고 국군은 백병전 끝에 또다시 승리를 거뒀다. 이후 “방어선이 구축됐으니 후퇴해도 좋다”는 명령이 떨어졌다. 개전 첫 대승으로 기록된 순간이다. 이 전투의 북한군 전사상자는 6700여명인 반면 국군은 900여명에 불과했다.

지난 22일 춘천 삼천동 수변공원에서는 105㎜ 화포가 강한 불길을 뿜어냈다. 인공기를 앞세운 북한군들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피란민들은 짐을 벗어 던진 채 포탄을 실어 날랐다. 전차를 육탄으로 저지한 심일 소령과 ‘육탄 5용사’도 등장했다. 63년 전 대한민국을 구해 낸 구국(救國)의 전투가 재현된 것이다.

국방부와 육군 2군단은 이날 춘천 수변공원에서 춘천지구전투 재현행사를 개최했다. 전투 재현에는 740여명의 장병과 화포, 전차 등이 동원됐다. 이 전투는 춘천, 수원을 거쳐 서울을 포위하려던 북한군의 ‘3일 작전’을 좌절시켰고, 한강·낙동강 방어선 구축과 유엔군 참전을 가능케 했다. 이 전투는 낙동강지구전투, 인천상륙작전과 함께 6·25전쟁의 전세를 바꾼 3대 전투로 꼽힌다.

참전용사 안원흥(83)씨는 “전투로 목숨을 잃은 전우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면서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조정환 육군참모총장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은 선배 전우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전승행사는 민·관·군이 하나가 돼 거둔 승리를 축하하고 뼈아픈 역사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춘천=글·사진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사진설명: 춘천지구전투 재현행사가 지난 22일 춘천 수변공원에서 열렸다. 군 장병들이 심일 소령과 육탄 5용사가 북한 전차 2대를 폭파 시키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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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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