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에 매운맛을…” 빛난 이광종호 조직력

“콜롬비아에 매운맛을…” 빛난 이광종호 조직력

기사승인 2013-07-04 15: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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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개인기에 매운맛을 보여 줬다.”

201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의 이광종 감독은 환하게 웃었다. 4일(한국시간) 터키 트라브존의 후세인 아브니 아케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U-20 월드컵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대 1로 승부를 내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8대 7로 이긴 뒤였다. 그 매운맛은 바로 ‘조직력’이었다.

대표팀엔 이렇다 할 스타가 없다. 에이스 문창진(20·포항)이 허리 부상으로 일찌감치 전력에서 제외된 가운데 공격의 핵심인 김승준(19·숭실대)마저 맹장염으로 중도 하차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우리는 선수들의 실력이 고른 것이 장점”이라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선수권대회부터 호흡을 맞춰 온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탄탄한 조직력과 패스 플레이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은 남미 최강 콜롬비아전에서 전반 15분 송주훈(20·건국대)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이후 조직력을 바탕으로 여러 차례 득점 찬스를 만들어 냈다. 수비 조직력도 돋보였다. 상대 선수들을 한국의 수비 그물망에 걸려 중원에서부터 고전했다. 후반 막판까지 콜롬비아의 공세를 잘 막아 냈다. 후반 추가시간에 콜롬비아의 후안 킨테로(페스카라)에게 프리킥 동점골을 내주지만 않았다면 완벽한 승리였다.

한국이 콜롬비아를 꺾고 4년 만에 8강 재진입에 성공한 데엔 이 감독의 리더십도 큰 몫을 했다. 이 감독은 2002년 15세 이하(U-15) 대표팀과 2005년 18세 이하(U-18) 대표팀 감독대행, 2004년부터 4년간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전임지도자들의 팀장을 맡았다. 2009년엔 U-17 월드컵 사령탑으로 첫 세계 대회에 출전해 한국을 22년 만에 8강에 올려놓았다.

이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다그치는 대신 자율성을 강조하며 팀워크를 만들어 내는 지도자로 정평이 나 있다. 어린 선수들은 감정 변화가 심해 세심한 지도가 필요한데, 이 감독은 평소 아버지처럼 선수들을 관리해 대형 선수로 키워낸다.

이 감독은 중앙대를 졸업한 후 1987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한 차례 지낸 뒤 1988년 유공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1997년 수원에서 은퇴했다. 태극마크와는 거리가 멀었던 이 감독은 특유의 ‘햇볕 리더십’으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키워 내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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