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사고가 난 아시아나 항공기의 중국인 탑승객 왕(王)씨는 7일 "비행기 앞바퀴와 꼬리 날개가 방파제에 부딪쳤다"고 전했다.
중국 항공학교를 막 졸업한 비행사 왕씨는 중국신문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시아나 여객기가 공항에 착륙할 당시 상황을 이같이 설명하면서 "비행기는 곧이어 활주로를 이탈했고 꼬리 부분 수직 날개와 수평 날개가 모두 날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상 슬라이드가 제때 펼쳐졌으나 기내에 난 불이 점점 세지고 흰 연기가 나다가 검은 연기로 바뀌어 갔다"며 “동창생 한 명은 사고 비행기의 뒷부분에 탔는데 연락이 잘 안 된다"고 안타까워 했다.
왕씨는 사고 원인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날씨가 좋아 앞을 보기는 매우 좋았다. 풍향 변화나 마이크로 버스트(지면 이상기류의 일종), 비행사의 착륙 기술 부족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사고 여객기 후미에 탑승했다는 한 중국인 승객은 중국의 SNS 사이트 웨이보(微博)를 통해 “착륙 때 비행기가 너무 낮게 나는 듯 했다. 해안 방파제와 거의 같은 높이였다. 더 떨어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가속을 해 기수를 들어올렸다”며 “별 일 없을 거라 여기고 앞좌석을 잡았다. 곧 뒤에서 큰 소리가 들리고 산소마스크가 떨어졌다. 타는 냄새가 났고 불빛도 보였다”고 전했다.
이 승객은 이어 “다행히도 비행기는 매우 빨리 멈췄다. 기내에는 혼란이 일었다. 황급히 짐을 챙기고 나가려는데 뒤쪽에 빛이 보였다”며 “황급히 가방을 매고 아이를 안고 뒤편으로 향했다. 후미 쪽의 주방 대부분이 없어졌고 둥근 구멍이 있었다. 재빨리 빠져나왔다. 나온 후에야 세 사람이 찰과상을 입은 걸 알았다”고 전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