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고객 결혼식 축가 직접 불러드려요”

[쿠키人터뷰] “고객 결혼식 축가 직접 불러드려요”

기사승인 2013-07-17 11:27:01

가수출신 메리츠화재 정혜경 설계사

[쿠키 생활] 가수 이선희, 배우 한석규 등을 배출한 84년 강변가요제에서 시상대에 올라 특별상을 받았을 때만해도 정혜경(49·사진)씨는 영원히 무대위에서 노래하는 가수가 돼 있을 줄 알았다.

메리츠화재에서 10년째 열혈 보험설계사로 활약하고 있는 정혜경 FC의 이색 경력이다. 정 FC는 84년 강변가요제 수상 이후 20년 가까이 소규모 무대에서 노래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기타와 마이크 대신 보험청약서와 설명서를 들고 관객 대신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

정 FC는 “20년 가까이 노래를 하는데 큰 보람을 느끼지 못했어요. 당시에는 실력만 있다고 가수가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특히 돈이 있어야 유명 레코드사에서 음반을 낼 수 있었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오랜 기간 동안 소규모 공연, 라이브카페 등 작은 무대를 찾아 노래를 했어요”라며 가수로서의 아쉬움을 토로 했다.

그러던 중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이 눈에 들어왔다. 친하게 지내던 언니가 예쁘게 꾸며 입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돈도 버는 모습을 보곤 바로 이거다 싶어 과감하게 손에서 기타를 놓게 됐다.

“그때는 둘째아이가 어려서 밤에 나가 노래를 하는 게 부담스러웠어요. 특히 시간을 자유롭게 쓰면서 할 수 있는 직업이 필요했죠. 보험설계사가 딱 저한테 맞는 직업 이었어요.”

나와 맞는 직업이다 싶으니 일은 힘든 줄 몰랐고 잠도 평균 4시간 정도만 자며 열심히 뛰어다녔다. 10년 가까이 주말에 쉬어본 적이 거의 없었고 쉴 때도 사무실에 나와서 쉬었다.

평소 무대위에서 노래를 많이 해서 그런지 모르는 사람과의 만남이 어색하지 않았다. 당연히 고객들은 정 FC를 편하게 대하며 충성고객이 됐고 실적은 당연하게 따라 왔다.

“저는 슬럼프라는 게 없었어요. 처음부터 잘했죠. 누구처럼 매년 연도대상을 받고 수억원을 벌어들이는 것은 아니지만 매년 꾸준하게 실적을 올리고 있어요. 꾸준함이 저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가수출신이라는 타이틀도 상당히 도움을 받고 있다. 수십 차례 고객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렀다.

“자식들 장가, 시집보낼 때 특히 많이 부탁하세요. 시간만 맞으면 아무 조건 없이 선뜻 해주죠. 영업하느라 노래 부를 기회가 없는데 그때 마음껏 진심을 다해 불러드려요. 고객들이 너무 좋아하세요.”

보험설계사를 사랑하는 정 FC는 책임감 없는 설계사는 보험 영업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한다. “고객이 설계사와 연락이 안돼 사무실에 전화했을 때, ‘그 설계사 죽었어요’라고 할 때 그 고객과의 인연이 끝이다”고 설계사 책임론에 관해서도 자신 있게 얘기한다.

이렇듯 정혜경 FC는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을 그 누구보다 사랑한다. “보험영업을 시작하고 얼마 안돼서 남편 사업이 부도가 나 모든 빚을 제가 떠안았어요. 그때는 정말 막막했죠. 그 당시 저를 일으켜 준 게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이었어요. 열심히 한 만큼 보상이 따라오는 보험설계사야 말로 가장 정직한 직업입니다.”

인터뷰 내내 고객들과의 상담 전화 때문에 미안해하던 정혜경 FC는 “힘들 때 마다 신나는 노래 한 곡 부르며 이겨나간다”며 평생 노래와 함께 신나게 영업하는 보험설계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국 기자 jkkim@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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