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착 北 여자축구 대표팀 “이기려고 왔다”

한국 도착 北 여자축구 대표팀 “이기려고 왔다”

기사승인 2013-07-19 20:13:01
[쿠키 스포츠] “(남측과의) 경쟁에서 이기려고 왔다.”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이하 동아시안컵)’에 참가한 김광웅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기술감독은 강한 승리 의지를 내비쳤다.

김 감독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다소 굳은 표정으로 “동아시안컵에 참가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 우승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21일 6시15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대회 첫 경기를 치르는 김 감독은 “우리 팀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며 “이길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에 대해 “세대교체를 단행했으며, 수준도 이만하면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나라에서도 우리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유소년 때부터 키워 온 선수들이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최근 남북관계가 악화됐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한 소감을 묻자 “우리는 동아시안컵 축구를 하기 위해 왔다”며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북한 통역은 한국 기자가 “북한이…”라고 말하자 강한 어조로 “북한이라고 하지 말고 북측이라고 하라”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2005년 국내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이후 8년 만에 한국 그라운드에 서는 북한은 강한 체력과 스피드가 강점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9위로 16위인 한국보다 7단계 높다. 남북 여자축구는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만났다. 걸음마를 시작한 한국 여자 대표팀은 북한에 0대 7로 대패했다. 한국은 최근 북한과의 7경기에서도 모두 패했다. 역대 전적에서도 1승1무11패로 절대적 열세다.

눈여겨볼 북한 선수로는 미더필더 김성희(26·FC평양)와 공격수 라은심(25·FC압록강)을 꼽을 수 있다. 김성희는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축구 본선 조별리그 1차전에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선제골과 결승골을 터뜨려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7년 전인 2006 FIFA U-20 대회 결승전에선 중국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대회 기간 총 5골을 넣어 ‘실버슈’를 수상하며 북한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북한 팀의 최고참인 김성희는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말해 달라”고 하자 “경기장에 나서는 우리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 우리의 각오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 대결에 대해선 “서로 싸우는 경험을 주고받으며 좋은 경기 모습 보여 주겠다”고 덧붙였다.

라은심은 2010년 11월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한국과의 준결승전에서 연장 전반 4분과 후반 12분 잇따라 골을 넣었다. 북한은 라은심의 활약을 앞세워 3대 1로 이겼다. 또 2011년 9월 중국 지난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풀리그 한국과의 3차전에서도 골을 넣어 북한의 3대 2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의 윤덕여 감독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북 대결이라는 점 외에도 첫 경기인 만큼 모든 초점을 북한전에 맞추고 있다”고 전의를 다졌다.

한국은 일본에서 활약 중인 스트라이커 지소연(22·고베)을 비롯해 미드필더 김나래(23·수원) 등 2010 U-20 여자월드컵 멤버들이 다시 모여 남북 대결에 나서고, 2005년 대회 이후 다시 우승에 도전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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