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KB국민·우리·신한·하나·IBK기업·NH농협·부산·경남·대구은행이 고정금리형 재형저축 상품 개발을 완료해 약관을 보고했다고 25일 밝혔다. 경남은행을 제외한 8개 은행의 상품은 7년간 금리가 동일하게 유지된다. 경남은행은 ‘3년 고정+4년 고정’ 방식으로 상품을 내놨다. 새 재형저축은 오는 29일부터 가입할 수 있다.
고정금리형 재형저축은 은행이 7년 동안 금리변동 위험을 부담하는 장기적금 상품이다. 향후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기본금리는 연 3.1~3.25% 수준이다. 우대금리를 모두 챙기면 최고 연 3.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재형저축은 출시 초인 지난 3월에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고정금리를 주는 3~4년 이후 금리가 약속되지 않은데다가 7년을 유지해야 금리를 제대로 챙길 수 있어 3월 이후 소비자들이 차갑게 외면했다. 금감원과 시중은행은 재형저축의 선택을 폭을 넓히기 위해 고정금리형 상품 개발에 들어갔다.
하지만 새 재형저축이 기존 재형저축보다 금리가 지나치게 낮아 고객 눈길을 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지난 3월 6일 출시한 재형저축 금리는 연 최고 4.6%에 달했다. 새로 나온 재형저축과 1% 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까다로운 고객들은 금리가 높은 재형저축도 7년이나 돈을 묶어두기에는 메리트가 적다며 가입을 꺼려했다”며 “금리가 어떻게 될 지도 모르는데 고작 연 3% 초반 대에 가입하려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야심차게 출발한 재형저축펀드도 사실상 유령펀드로 전락하고 있다. 한번 가입하면 다른 펀드로 움직일 수 없는데다가 금융시장 불안으로 수익률도 엉망이어서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중 재형저축펀드로 흘러간 시중 자금은 27억원에 그쳤다. 지난 3월(99억원)의 0.28% 수준이다. 해지도 속출해 이달 중 빠져나간 금액도 1억2847만원에 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