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박정희 투데이] 김대중 납치, 김한길 노숙…여전한 3등 국민인가

[박근혜&박정희 투데이] 김대중 납치, 김한길 노숙…여전한 3등 국민인가

기사승인 2013-09-22 11:13:01

[친절한 쿡기자 - 박근혜&박정희 투데이] 1973 vs 2013 9월22일

1.

73년 8월8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야당지도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납치됐다. 당연히 정국이 발칵 뒤집혔다. 김대중은 그때 통일당 당수 양일동을 만나러 도쿄 그랜드 팔레스호텔에 갔다가 대기하고 있던 중앙정보부 요원 5명에게 납치돼 수장 직전 구출되어 사건 발생 129시간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71년 대선 이후 박정희 최대 정적은 김대중이었다.

당연히 한국 정부는 중앙정보부 개입설을 부인했다. 한데 일본 경시청이 사건 현장에서 범인 지문을 채취 하는 등 수사에 나서자 한국 정부가 반발했고, 일본도 국권침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65년 ‘한일국교정상화협상’ 이후 밀월 관계가 급속히 악화됐다.

2.

9월22일. 국회본회의는 김종필 국무총리, 김현옥 내무부장관, 신직수 법무부장관, 유재흥 국방부장관, 윤위영 문공부장관, 윤석헌 외무부 차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김대중씨 사건에 대한 대정부 질문을 벌였다.

김 총리는 “김대중씨가 미·일 등지에서 김일성이 주장하는 소위 연방제를 지지하고 망명정부를 결성한다는 등 반국가적 활동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중대한 범죄”라며 “일본이 김대중씨와 양일동 김경인씨 등을 일본에 보냈으면 좋겠다는 요구를 받은 일이 있으나 이는 수사를 위해 협력을 요청한 것이 아니므로 우리나라 주권침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은 경향신문 9월22일자이다.

3.

앞서 61년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종필과 일본 외무장관 오히라 마사요시 간의 이른바 ‘김종필 오히라 메모’가 교환되어 한국의 대일청구권문제를 타협하고 뒤이어 한일 국교정상화가 이어졌다. 그 막전 막후가 김종필 총리였다.

따라서 김종필은 국회답변에서 일본의 국권침해적 요소에도 소극적 답변이 불가피했다. 게다가 5.16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부가 대일청구 자금 등으로 근대화의 길을 걷고 있는 마당에 한일관계 악화는 군사정부로서도 실익이 없었다. 당장 일본으로부터 경제원조가 중단되면 타격 받는 것은 군사정부였다.

4.

2013년 9월22일 대한민국 국회는 식물국회다. 제1야당 대표는 서울광장에서 ‘노숙’ 중이고 여당은 청와대만 바라본 채 무기력하다. 추석 민심은 “이놈도 싫고 저놈도 싫다”이다. 입법 사법 행정 등의 바퀴가 구르기는 하는데 축이 없다 보니 제 각각이다. 어디로 갈지 염려스럽다.

5.

우리는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극한 정쟁 속에 있다. 그러한 정쟁이 토론과 타협의 장이면 바람직한 것이겠으나 서로 ‘벼랑끝’ 전술이다. 야당은 ‘대통령선거 부정’이라는 벼랑으로 몰았고, 여당은 ‘신공안정국’ 벼랑으로 맞섰다.

민도가 높아져 ‘수장(水葬)’ 과 같은 후진국적 방법이 나오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6.

40년 전에는 모르겠으나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의 위정자들은 국민을 가르치려 들며 안 된다. 즉 선과 악, 윤리와 비윤리, 건전한 사상과 불건전한 사상 등은 국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게끔 놔두어야 한다. 개발도상국가였던 40년 전과 달리 일일이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선한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힘이 우리 국민에겐 있다. 그 무렵엔 문맹률이 높았으나 지금 세대는 10명에 7~8명은 대학을 졸업했을 정도다.

7.

따라서 여야 모두 초중고생들이 교실에서 배우는 토론 과정을 배워야 한다. 다수결에 따른 의사 결정을 하고, 그 과정에서 소수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배려하면 된다. 대통령, 즉 교사는 교실에 냉난방은 잘되는지, 토론 원탁 등은 제대로 갖춰졌는지, 복도에서 토론이 방해될 만큼 떠드는 자가 없는지 등을 살펴 토론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도우면 된다. 개도국 국가도 아닌데 70년대처럼 ‘보리 혼식합시다’ 등과 같은 의제를 정해 놓고 이끌어 가려 해선 안 된다.

8.

오늘날 주장의 만화방창은 미래가 밝다는 얘기다. 주장하며 폭력 쓰는 놈만 엄단하면 된다. 그것이 국가권력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전정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