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이 돈’은 옛말 ‘드라이버가 돈’이다

‘퍼팅이 돈’은 옛말 ‘드라이버가 돈’이다

기사승인 2013-10-14 15:37:01
[쿠키 스포츠] 한국 여자프로골프가 세계를 호령하는 것은 장타를 날려서가 아니다. 한국 여자골프의 계보를 잇는 박세리, 김미현, 신지애, 박인비는 드라이버 비거리가 아니라 정교한 아이언샷과 그린 주변 쇼트게임, 그리고 퍼팅으로 승부했다.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골프 격언이 딱 들어맞았다.

하지만 올해 국내 여자프로골프(KLPGA)는 이같은 상식을 벗어난다. 장타 1, 2위인 장하나(21·KT)와 김세영(20·미래에셋)이 상금왕을 다툰다. 14일 현재 상금 1위 김세영이 6억4300만원, 2위 장하나가 6억2500만원으로 상금왕의 주인공은 이 둘로 좁혀졌다. 전반기에 장하나가 독주했지만 김세영이 후반기 초반 2연승을 거두며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손등 부상에서 회복한 장하나가 지난 13일 끝난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2주 연속 승리를 추가, 1800만원 차이로 바짝 다가섰다.

국내무대에서 장타자가 상금왕이 된 적은 거의 없었다. 지난해 KLPGA 상금왕 김하늘은 드라이버 비거리 24위(249.83야드)였고, 2010년 상금왕 이보미는 비거리가 11위(251.79야드)였다. 심지어 2010년 드라이버 비거리 1위였던 이성운(258.34야드)은 상금순위는 83위(1890만원)에 그쳤고, 2008년 비거리 1위 이혜인(256.39야드)은 상금순위가 41위(5799만원)에 불과했다.

예년과 달리 올들어 ‘장타=상금’이란 등식이 굳어져가는 것은 대회 코스의 전장이 점차 길어지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실력과 장비가 좋아지면서 대회 주최측은 대회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코스를 길고 까다롭게 세팅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올해 KLPGA 투어 15개 대회 코스의 평균 전장은 6505.8야드. KLPGA선수권이 열린 아일랜드골프장은 무려 6691야드에 달했다. 그만큼 장타자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된 셈이다.

같은 KLPGA 선수라도 올해 드라이버 비거리 1위 장하나(269.17야드)와 100위 김보배(239.53야드)의 차이는 무려 30야드. 두 클럽 정도 짧은 쇼트아이언으로 공략이 가능하니 그린 적중률도 당연히 높아지는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서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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