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국제] 중국이 경찰이나 군대의 복장 거래를 악용한 범죄에 몸살을 앓고 있다.

1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운영하는 신화망에 따르면 랴오닝성 단둥시 공안 당국은 국경절 연휴 기간인 지난 1일 경찰과 군인 제복을 입고 시내 도로에서 운전자들을 협박해 금품을 갈취한 리모씨 등 2명을 체포했다.

리씨 등은 승용차 위에 사제 경광등을 설치한 뒤 지나가는 차량을 세워 각종 법규 위반을 구실로 금품을 빼앗았다. 이들은 당국의 조사에서 “연휴 기간에는 현지 사정에 어두운 외지 관광객이 많이 오가는 점을 노렸다”며 “일부 운전자는 트집을 잡기도 전에 100위안(약 1만8000원)짜리 지폐를 건네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제복은 지난해 시장에서 각각 구매했다.

이들은 특수한 상황에서만 이뤄지는 군·경 합동단속 광경을 수상히 여긴 진짜 공안 순찰대에 범행이 적발됐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베이징에서 장군 군복을 입고 고위 장성 행세를 하며 군(軍)은행 설립 투자금 명목으로 투자자들로부터 1350만 위안(약 24억원)을 받아 챙긴 사기범이 붙잡혔다.

중국에서는 진짜와 구분하기 어려운 모자, 허리띠, 견장, 완장, 배지 등이 노점은 물론 쇼핑센터에서까지 판매돼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제복을 만들어 팔거나 입는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현행 규정은 가짜 경찰 복장을 생산·판매한 경우 5000~1만 위안(90만~180만원), 단순히 착용한 경우 1000위안(18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 유사군복을 포함해 군복을 거래할 경우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처벌을 받는다.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는 “어떤 형태의 군수품이던 간에 불법으로 유통되거나 개인 소지될 경우 부정 군수품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경찰복은 관련법에 ‘유사복장 착용금지’라는 조항은 있지만 사고파는 것에 대한 법적 제재는 부실하다. 형법상 공무원자격사칭, 경범죄처벌법상 관명사칭 등으로 처벌이 가능할 뿐, 유사 경찰복을 만들거나 착용하고 다니는 것을 규제할 방법이 따로 없다. 경찰은 2011년 경찰복의 디자인권을 등록해 유사 경찰복의 제조와 판매, 사용 등을 단속했다. 지난 7월 경찰복을 입고 경찰을 사칭하며 범죄를 저지른 A씨는 ‘공무원자격사칭죄’로 처벌받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지희 기자 chocochun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