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LPGA에 데뷔한 뒤 유럽투어 3승은 있지만 LPGA 우승이 없었던 양희영은 20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파72·6364야드)에서 열린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서희경(27·진로하이트)을 연장전끝에 꺾고 우승했다. 우승상금 28만5000달러.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를 쳐 서희경과 동타를 이룬 양희영은 18번홀(파5)에서 벌어진 연장 첫홀에서 세번째 샷을 홀컵 4m에 붙인 뒤 버디 퍼트에 성공, 파에 그친 서희경을 따돌렸다. 이로써 한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2009년과 2010년 최나연(26·SK텔레콤)이 연속 우승한 이후 3년만에 우승컵을 되찾아왔다.
선두에 1타차 공동 3위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한 양희영은 14번홀까지 버디와 보기 1개를 맞바꾸며 타수를 줄이지 못하다 15번홀(파4) 이글로 공동 2위로 뛰어 오른 뒤 18번홀 버디로 공동 선두가 돼 연장전에 들어갔다.
양희영은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첫 승을 모국에서 하게 돼 기쁘고 아직 얼떨떨하다. 마지막 버디 퍼트가 들어갈 때 ‘이제 우승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고생한 가족 생각이 났다”며 울먹였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6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선 서희경은 이날만 4타를 줄이고 연장전에 들어갔지만 2010년 3월 LPGA투어 KIA클래식 우승 이후 우승컵을 들어올릴 기회를 놓쳤다.
이날 경기는 17번홀까지 김세영(20·미래에셋)이 서희경, 양희영에 1타차 단독선두를 유지, 우승을 눈앞에 둔 듯 했다. 국내 무대 상금랭킹 선두를 달리는 김세영은 13~15번홀 3연속 버디로 단독선두에 올랐다. 김세영이 우승하게 되면 LPGA 정회원 자격을 얻어 미국 무대로 곧바로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18번홀(파5) 세컨드샷이 페어웨이 경사면을 맞고 튀어 그린 옆 러프에 빠지며 결국 보기에 그쳐 이 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서희경, 양희영에 밀려 미셀 위(미국)와 공동 3위로 미끌어졌다.
최종 합계 6언더파를 친 김하늘(25·KT)이 6위, 4언더파를 친 박세리(36·KDB산은금융그룹)는 신지애(25·미래에셋)와 공동 8위에 오르는 등 톱10에 한국(계)선수들이 8명이나 포함돼 강세를 보였다.
이번 대회는 최종일 2만8763명이 입장한 것을 비롯, 3일간 4만6308명의 갤러리들이 입장해 역대 국내에서 열린 골프대회 사상 최다 갤러리 기록을 세웠다.
영종도=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