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조한 "나만의 R&B를 만들어나갈 것""

"가수 김조한 "나만의 R&B를 만들어나갈 것""

기사승인 2013-10-28 14:22:02

[쿠키 연예] 1993년 등장한 그룹 솔리드는 당시 가요계엔 생소하던 진한 흑인 음악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재미교포 청년 세 명으로 이뤄진 팀답게 이들 노래에선 ‘버터 냄새’가 났다. 데뷔 음반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지만 2년 뒤 발표한 2집으로 이들은 가요계 정상에 등극했다. 이 앨범과 이듬해 발표한 3집은 ‘이 밤의 끝을 잡고’ ‘천생연분’ ‘나만의 친구’ 등 수많은 히트송을 배출했다.

올해는 솔리드가 데뷔한 지 20년이 되는 해다. 이들이 등장할 당시만 해도 낯선 장르였던 리듬앤블루스(R&B)는 어느덧 가요계 주류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서울 청담동 에이전시(휴맵컨텐츠) 사무실에서 만난 솔리드의 보컬 김조한(40)은 자신들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를 이렇게 자평했다.

“당시에 그런 음악이 우리나라에 없었죠. 하지만 이런 점보다 중요한 건 세 명 모두 자신이 재능을 아낌없이 음악에 쏟아 부었다는 거예요. 가슴에 있던 감성을 다 집어넣은 노래들이었어요.”

김조한은 오는 1일 디지털 싱글 음반을 발표한다. 두 곡이 수록된 앨범의 타이틀곡은 ‘별도 달도 다주고 싶어’라는 문장의 줄임말인 ‘별.달.다’. 혼성 그룹 어반자카파 멤버 조현아(24)와 함께 부른 노래다. 건반과 드럼, 베이스 기타 소리에 목소리만 보탰을 뿐인데 음악은 화려하고 풍성하게 들린다.

“맛있는 식당은 메뉴가 많지 않잖아요? 김치찌개 하나만 잘해도 손님들을 많이 끌 수 있죠. 많은 소릴 집어넣지 않아도 충분히 화려하고 멋진 음악을 만들 수 있단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또 다른 수록곡은 고(故) 유재하의 노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이다. 김조한은 가수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유려한 멜로디와 세련된 구성을 가진 유재하의 음악들을 사랑했다고 한다. 이번 음반이 발표되는 날(11월 1일)은 1987년 교통사고로 요절한 유재하의 기일이기도 하다.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편곡을 구상하기 시작한 게 13년 전부터예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 노랠 생각했어요. 선배님이 살아있다면 이런 칭찬을 듣고 싶어요. 후배들이 자신의 음악을 리메이크한 경우는 많았지만 가장 좋은 곡은 김조한이 다시 만든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이라고.”

신보는 두 곡만 담긴 단출한 앨범이지만 김조한이 이 음반을 생각하는 마음은 각별했다. 20년을 돌고 돌아 다시 출발선에 선 모습이었다. 그는 “나만의 길을 가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언젠가부터 제가 유행을 좇아 음악을 만들고 있더라고요. 저는 R&B 가수인데 발라드 가수처럼 노래하고 그런 음악만 내놓았던 거예요. 틀린 길을 걷고 있었던 거죠. 이제부터는 타협하지 않을 겁니다. 나만의 R&B를 만드는 것만 고민할 거예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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