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세제 시장은 치열한 한ㆍ일전

주방세제 시장은 치열한 한ㆍ일전

기사승인 2013-10-30 11:12:01
국산 생활용품회사 vs 외국계 생활용품회사 비교, 치약은 한국...칫솔은 외국계 강세

[쿠키 생활] 세제, 칫솔, 치약, 샴푸 등 이른바 생필품을 판매하는 우리나라 생활용품시장이 글로벌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를 두고 대한민국 국적 기업과 외국계 기업 간의 치킨게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력을 보유한 외국계 기업과 국내 소비자와 시장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기업 간의 생존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는 것.

이와 함께 마치 우리나라 토종처럼 보이는 외국계기업까지 혼재하면서 소비자에게 혼동을 주고 있다. 하지만 패션, 화장품 등 국내에 들어온 대부분의 글로벌 업체들이 우리나라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데 반해 생활용품 만은 유독 외국계가 우리나라 업체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도 특징이다.

◇세탁세제 시장, 외국계보다 우리기업이 우세


AC닐슨 통계에 따르면 세탁세제 시장은 4000억원 규모로 최근 5년간 변화가 거의 없다. 하지만 시장을 뜯어보면 헨켈(독일), 옥시레킷벤키저(영국), CJ라이온(일본) 등 외국계 보다는 애경, LG생활건강 등 우리기업의 브랜드가 훨씬 성장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기업들은 단지 브랜드만 앞세우는 외국계 기업과는 달리 까다롭기로 소문난 한국소비자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고려한 제품개발 및 판촉 등으로 외국계 기업의 글로벌 제품들을 제치고 성장하고 있는 것.

액체세제 1위 브랜드인 애경 ‘리큐’의 경우 주부 대상 설문을 통해 기존 세제용기의 불편함과 정량 계량의 어려움 등을 개선한 후 출시됐다. 한국 주부들의 생활습관을 고려해 기존 세제 사용량의 절반만 사용해도 높은 세탁력을 발휘하고 뚜껑에 짜서 쓰는 편리한 계량방식을 처음 적용했다.

AC닐슨에 따르면 액체세제 시장은 애경 리큐, LG생건 테크, 피죤 액츠 등 우리기업 3곳이 6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헨컬 퍼실, CJ라이온 비트, 옥시 파워크린 등 외국계 기업 3곳이 34%를 차지하고 있는 양상이다.

◇치약은 우리나라, 칫솔은 외국계가 강세


우리나라 소비자 대부분은 외국계 칫솔에 우리기업의 치약으로 이를 닦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약시장은 우리기업이 강한 반면 칫솔시장은 외국계 기업이 매우 강한 상황이다.

AC닐슨 통계에 따르면 1200억원 규모의 치약시장은 애경 2080, LG생건 페리오, 아모레퍼시픽 메디안 등 국내 3사의 점유율이 전체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우리기업의 완승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칫솔은 정반대였다. P&G(미국) 오랄비(27%)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LG생건 페리오, 애경 2080, 아모레퍼시픽 메디안이 뒤를 따르고 있는 형국이다.

◇주방세제 시장은 치열한 한일전


주방세제시장은 우리기업인 애경 ‘트리오’, LG생건 ‘자연퐁’이 외국계기업 CJ라이온(일본)의 ‘참그린’과 치열한 경쟁 중이다. AC닐슨에 따르면 1200억원대 주방세제시장에서 LG생활건강(37.5%), 애경(27%), CJ라이온(14.5%) 등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방세제시장은 지난 7월, 한 외국계 업체의 제품이 보건복지부 산성도 기준을 위반해 전량 리콜에 들어간 이후 ‘안전한 항균 주방세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항균 주방세제 시장은 450억원(2011년 8월)에서 550억원(2013년 7월)으로 100억원 가량 성장했다. 변화가 없던 주방세제 시장에서 3년간 22%나 성장한 것이다.

이에따라 우리기업인 애경이 ‘트리오 항균설거지’, LG생건이 ‘자연퐁 제균설거지’를, 그리고 일본계인 CJ라이온이 ‘참그린 매실청정’ 등을 3사가 각각 들고 나와 항균 주방세제 시장을 잡기 위한 치열한 한일전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기업과 외국계 기업이 우리나라 소비자를 잡기 위한 치열한 전쟁을 하고 있다”면서 “토종 생활용품 브랜드가 외국계 기업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브랜드력이 생기는가 하면 외국계 기업 역시 한국적 문화와 한국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한 공격적 마케팅 활동을 펼치면서 서로간 장단점이 뒤섞이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미국 영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 외국계 초대형 기업들이 브랜드력과 물량공세 등을 통해 한국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빠른 의사결정과 국내 소비자 이해도 등을 강점으로 시장을 사수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생활용품의 경우 시장 안착과 브랜드 강화를 위해 우리나라 기업들보다 몇 배 더 많은 광고판촉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높은 마케팅 비용이 제품의 가격인상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는 만큼 외국계 생활용품을 구입할 때는 가격 대비 품질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외국계 생활용품은 제품의 제조 기준 및 소비자 관리가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엄격히 적용되고 있지 않는 등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 또한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품을 판매함에 있어서 소비자의 불만을 효과적으로 해소시켜주는 것 또한 기업의 중요한 책무”라며 “외국계 기업은 우리기업보다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유미 기자 yumi@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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