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잉글랜드 프로축구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64·프랑스·사진) 감독이 “박주영(28)을 위건 애슬레틱으로 보낼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박주영을 1년8개월여 만에 활용한 직후의 발언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벵거 감독은 30일 영국 런던 에미리츠 경기장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3~2014시즌 리그컵대회 캐피탈원컵 4라운드(16강전) 홈경기에서 0대 2로 완패한 뒤 기자회견장에서 박주영을 언급했다. 그는 “위건 애슬레틱에서 박주영에게 관심을 보였다. 나도 그렇게 할(보낼) 계획이었다”며 “그러나 양측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무산됐다”고 말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강등된 위건은 박주영을 임대 형식으로 영입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출전횟수에 비해 높은 박주영의 연봉(300만 파운드·약 51억 원)이었다. 위건의 오웬 코일(47) 감독은 지난 17일 “좋은 선수를 영입하고 싶지만 줄 수 있는 연봉은 챔피언십 수준”이라며 금전적인 부담감을 드러냈지만 박주영과 아스날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벵거 감독의 발언은 그동안 전력 외 선수로 분류하고 차출하지 않은 박주영을 실전으로 투입한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끈다. 박주영은 이날 경기에서 후반 36분 미드필더 아론 램지(23)와 교체 투입돼 13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2012년 3월7일 이탈리아 AC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이후 1년7개월23일(603일) 만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복귀전이었다.
벵거 감독이 위건과의 협상 결렬을 공식석상에서 언급한 만큼 박주영의 출전횟수는 점차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생겼다. 벵거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박주영이 최근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차출의 이유를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