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은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김안과병원 안건조증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은 116명의 질환 정도를 분석한 결과, 환자의 절반 이상이 안구건조증이 심하게 진행된 이후 클리닉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총 4단계로 구분되는데, 이번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안건조증클리닉 내원 당시 건성안 증상 정도가 3단계인 환자가 66명(57%)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2단계 28명(24%), 1단계 22명(19%)로 나타났다. 가장 정도가 심한 4단계로까지 진행된 환자는 없었다.
안건조증이란 눈의 염증과 눈물의 이상으로 인해 눈에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는 안구표면질환을 말한다. 초기 단계인 1~2단계에서는 간헐적으로 눈 따갑고, 뻑뻑하게 느껴지는 등의 단순 불편함이 나타나지만, 증상이 심화된 3~4 단계에서는 지속적인 눈의 불편함, 통증, 충혈 및 심할 경우 시력 저하까지 나타난다.
초기단계에서는 환경 조절과 인공눈물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된 경우에는 눈물점 폐쇄, 면역억제제, 치료용 콘택트렌즈 사용 등의 치료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평소 자신의 눈 상태 변화에 관심을 갖고 안구건조증이 의심될 경우 전문의의 정확한 검진을 통해 상태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조기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안구건조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평균 수면 시간, TV나 컴퓨터 사용 시간, 안과 수술 및 렌즈 착용 경험 등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면시간 및 TV/컴퓨터 사용 시간과 안구건조증 심화 정도에 있어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안구건조증 환자가 가장 많이 분포된 3단계 환자들의 평균 수면 시간과 TV/컴퓨터 사용시간은 각각 5.5시간, 6시간으로 드러났으며, 2단계 환자는 6시간, 5.5시간으로 나타났다.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약 7시간이며, 방송통신위원회 조사 결과 TV 시청자들과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각각 3시간, 2시간이다. 연령별 차이는 크게 없는 것으로 드러나,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는 데에는 생활습관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송상률 김안과병원 안건조증클리닉 각막센터 교수은 “과로 및 인터넷, 모바일폰 사용 증가 등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더불어 안건조증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계절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며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겨울철에는 건성안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더 많아지는데, 증상을 완화시키는 환경 조성과 생활 습관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안구건조증을 진단하는 한국형 건성안 진단 가이드라인은 한국각막질환연구회 주도로 2009년부터 2년간 전국 대학병원의 건성안 전공 안과전문의가 전원 참가해 고안했다. 기존 미국, 유럽 등에서 사용하던 가이드라인을 국내 실정에 맞게 변형했으며 기존 가이드라인에 비해 간결하다.
눈의 증상 및 검안 상태, 안구 표면의 염증 정도 및 눈물이 적정 수준으로 분비되는지(Schirmer 테스트)와 분비된 눈물이 얼마나 빨리 마르는지(TBUT 테스트) 등을 관찰해 정도에 따라 4개의 레벨로 분류하며, 각 레벨별로 맞춤화된 치료를 권장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