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마약 동물마취제 ‘졸레틸’ 중독자 속출, 식약처 관리 부실

신종마약 동물마취제 ‘졸레틸’ 중독자 속출, 식약처 관리 부실

기사승인 2013-11-07 15:46:00
[쿠키 건강]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후반의 김정우(가명)씨는 3~4년 동안 졸레틸에 중독됐다고 한다. 이로 인해 가족들은 심각한 고통을 떠안고 있다고 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미국 유학시절 졸레틸에 중독된 이 남성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졸레틸을 끊지 못하고 있다. 미국보다 훨씬 손쉽게 졸레틸을 일부 동물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강남과 홍대 클럽 등지에서 ‘더블K’라는 이름으로 졸레틸이 은밀하게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물 마취제로 쓰이는 졸레틸 중독자들이 속출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환각제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서로 아는 이들끼리 구입하고 나눠주며 투여한다고 한다. 충격적인 것은 현재 한국의 약국에서도 더블K를 일반인이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졸레틸은 환각이나 범죄용으로 사용할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약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졸레틸이 대거 유통되면서 성범죄에 악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여성에게 졸레틸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올해도 70대 할머니에게 졸레틸을 탄 피로회복제를 마시게 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졸레틸은 수출국인 프랑스나 미국에서는 이미 1987년부터 마약류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심각한 환각제가 시중에서 쉽게 유통되는데도 대책이 미비하는 지적이다. 미국이나 프랑스의 경우는 졸레틸을 마약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졸레틸에 대한 관리가 허술한 편이다. 현재 식약처는 동물마취제인 졸레틸을 마약류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특히 틸레타민과 졸라제팜은 지난 8월 2일 시행된 수의사 처방제 상 처방대상 동물용 의약품 성분으로 포함됐음에도 일부 동물약국에서 수의사 처방전 없이 구입 가능해 약물 오남용 문제가 제기됐다.

현행법상 처방대상 동물용 의약품이라 하더라도 주사용 항생제, 주사용 생물학적 제제를 제외하면 동물약국에서 수의사 처방전 없이 판매·구입이 가능하다. 현재 일부 동물약국에서 50밀리리터 당 3만8000원이면 구할 수 있다. 김씨 가족들은 “졸레틸을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입하는 것만이라도 막아달라”며 “졸레틸을 원하면 누구나 구입할 수 있게 내버려둔다면 중독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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