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11부(김종근 부장판사)는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39)는 지난해 8월 세 차례에 걸쳐 자신의 음악학원에서 초등생 B양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학원의 내부구조 등으로 미뤄 B양의 말을 믿기 어렵다고 봤다.
B양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레슨실은 A씨의 부인이 주로 쓰는 원장실과 말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웠다. 게다가 원장실이 통유리로 돼 있어 A씨가 학원생을 추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B양이 반복적으로 추행을 당하면서 학원에 계속 나간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러나 경기도에 있는 학원을 검증했다. 레슨실 문의 일부가 유리로 돼 있긴 하지만 복도에서도 내부가 잘 보이지 않았다. 맞은편의 원장실 역시 통유리에 불투명한 시트지가 붙어 있어 레슨실을 들여다보기는 어려웠다. 두 방이 가깝긴 해도 내부 구조상 곧바로 출입할 수는 없었다. 레슨실의 말소리가 원장실에서 뚜렷이 들리지도 않았다.
재판부는 B양의 진술에 대한 전문가의 분석도 참고했다. 진술분석가는 “진술이 풍부하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점을 볼 때 자신의 경험을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여러 신빙성 있는 정황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부인하는 점 등을 보면 재범 위험성이 있다”며 전자발찌를 6년간 차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B양의 진술에 대해 “불합리하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A씨가 처벌받도록 허위진술을 할 이유도 없다”며 신빙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B양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지라도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고 곧바로 대처방법을 찾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부모에게 범행을 알린 점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