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에 밀린 강호동, 과연 탈출구는 있는가

‘김·유·신’에 밀린 강호동, 과연 탈출구는 있는가

기사승인 2013-11-20 16:56:01

[쿠키 연예] 방송인 강호동(43)은 남자다. 그것도 상남자다. 장시간 녹화에도 힘이 넘친다. 동료들을 이끄는 리더십도 탁월하다. 케이블 채널과 종합편성채널(종편)의 숱한 러브콜에도 지상파만 고수할 정도로 자존심도 세다. 2011년 탈세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구차한 변명 없이 그대로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모래판을 호령했던 천하장사다운 용퇴이자, 유재석(41)과 양강 구도를 형성한 국민 MC가 시청자들에게 건네는 예의로 평가됐다. 탈세 무혐의로 인한 동정론 확산에도 그는 1년 간 조심스럽게 숨을 골랐다. 그래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으로 컴백할 때만 해도 그의 앞날은 순조로울 것처럼 보였다.

◇위기의 강호동, ‘김·유·신’은 종횡무진=예상이 빗나갔다. 지난 1월 KBS2 ‘승승장구’ 후속으로 강호동을 전면에 내세운 ‘달빛 프린스’는 소위 ‘애국가 시청률’로 석 달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가 2002년 KBS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MC 대격돌’의 ‘공포의 쿵쿵따’와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으로 두각을 나타낸 이래 가장 처참한 실패였다.

부진은 계속됐다. 친정 컴백작 ‘무릎팍도사’가 지난 8월 저조한 시청률로 끝내 폐지됐다. 6년 7개월 만이었다. KBS2 ‘해피 선데이-1박 2일’과 더불어 강호동을 일약 국민 MC 반열에 올린 프로그램이 간판을 내리자 여진은 계속 됐다. 곧바로 강호동 위기론이 불거졌고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마저 지난주 막을 내렸다. KBS2 ‘우리동네 예체능’도 6%대의 시청률로 위태롭긴 마찬가지다.

지상파 연예대상을 석권한 강호동의 빈 자리는 김구라(43)와 신동엽(42)의 차지였다. 과거 인터넷 방송 시절 ‘위안부 막말 파문’으로 곤욕을 치른 김구라는 자신의 장기인 독설과 뒷담화, 시사 예능 등을 선보이며 재기에 성공했다. 신동엽은 ‘성인 코미디의 신(神)’으로 불리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 중이다. 유재석과 합친 ‘김·유·신’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아뿔싸! 예능 트렌드가 변했다=강호동의 슬럼프 요인은 뭘까. 대중문화평론가 김교석씨는 “‘맨발의 친구들’ 폐지는 확실하고도 다급한 위기 신호”라며 “이런 일련의 실패는 강호동이 예능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캐릭터라는 의구심의 증거로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일 때 강호동은 ‘1박2일’을 진두지휘하며 ‘무릎팍도사’에서 날선 질문을 던지고 ‘스타킹’에서 중장년층까지 공략했다. 하지만 그의 공백기 동안 리얼 버라이어티는 MBC ‘일밤-아빠! 어디가?’와 SBS ‘정글의 법칙’ 등 관찰 버라이어티로 재편됐다. 유재석의 파워가 여전한 MBC ‘무한도전’과 SBS ‘런닝맨’ 등은 예외지만. 유명 연예인들이 단체로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에 식상해진 시청자들은 비예능인들의 육아와 일상으로 눈을 돌렸다. 큰 목소리와 과장된 몸짓, 몸과 힘을 중심으로 하는 강호동의 남성성이 설 자리가 비좁아진 셈이다.

강호동이 변화의 움직임을 감지했다는 시각도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과거에 비교해 한 풀 꺾인 모습인 것만은 분명하다”면서도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강호동은 몸으로 보여주는 예능을 되살려주고 있다. 무엇보다 일반인과 어울려 한 판 부딪치는 몸과 몸의 대결은 씨름 선수 출신 강호동으로서는 초심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위기론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있다. 무려 7년 가까이 시청률 15% 안팎을 기록할 정도로 전 연령층에게 골고루 사랑받고 있는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방송인 임백천(55)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잘 나가던 사람이 살짝 비틀거리면 주변에서 그걸 놔두지 않고 공격하는 것이 이 바닥 현실”이라며 “강호동이 잘 극복하리라 본다”고 전망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교석씨도 “강호동의 위기가 그리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그는 여전히 제작진이 기댈 수 있는 몇 안 되는 MC이자 불확실한 미래에 성공을 보장할 확실한 카드”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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