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피오니르 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과 몬테네그로의 제21회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A조 첫 경기.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몬테네그로의 파상공세를 당해내지 못하고 22대 24로 패했다. 평균 연령이 24.4세로 젊어진 한국은 패기가 넘쳤지만 경험이 부족한 약점을 드러냈다. 아쉽게 첫 경기를 내준 한국은 9일 오전 1시 5분 네덜란드와의 조별예선 2차전에서 첫 승에 도전한다.
몬테네그로 선수들은 개인기가 좋았고, 골키퍼의 기량도 뛰어났다. 롱슛은 위협적이었다. 한국은 빠른 스피드와 조직력 그리고 특유의 투지를 앞세워 개인기와 체력으로 밀어붙이는 몬테네그로와 맞섰다.
임영철 감독은 노련한 피봇 유현지를 선발로 내세웠다. 레프트 윙과 라이트 윙엔 최수민과 우선희가, 레프트 백과 라이트 백엔 김은경과 류은희가 출격했다. 센터백엔 권한나가 포진했다. 골문은 송미영이 지켰다.
경기 초반 한국은 몬테네그로의 압박수비와 거친 파울에 막혀 공격을 뜻대로 풀어 가지 못했다. 공격의 활로를 뚫은 선수는 권한나였다. 권한나는 전반 5분부터 약 4분 동안 잇따라 3골을 터뜨렸다. 이어 류은희롸 김은경이 한 골씩 보태자 한국은 전반 13분 6-3으로 앞섰다. 깜짝 놀란 몬테네그로는 잇따라 4골을 몰아넣어 전반 19분 51초 7-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몬테네그로는 롱슛이 한국의 수비벽에 막히자 문전으로 파고들며 득점을 올렸다. 반면 한국은 속공으로 점수를 쌓아 나갔다. 전반이 끝났을 때 스코어는 11-11.
후반으로 접어들자마자 한국은 잇따라 실책을 범하며 크네제비치, 조키비치에게 연속 골을 허용했다. 이어 연속 7미터 패널티 스로까지 허용하며 후반 8분 12-15로 뒤처졌다. 추격이 급한 상황에서 한국은 서두르다 자꾸만 득점 기회를 날려 버렸다. 후반 13분 16-13로 점수 차가 벌어지자 임 감독이 작전타임을 불렀다.
그러나 경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한국은 실책이 나오고 슈팅도 불발돼 좀처럼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흔들리는 한국을 잡아 준 선수는 베테랑 우선희였다. 우선희는 후반 20분과 21분 잇따라 골을 터뜨려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2~3점 차로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 24분 19초쯤 21-21 동점을 만들었다.
팽팽하던 승부의 추는 경기 종료 5분 전부터 몬테네그로 쪽으로 기울었다. 몬테네그로는 두 골을 연속 폭발시켰지만 한국은 7미터 패널티 스로를 잇따라 성공시키지 못했다. 경기 종료 30초여 전 우선희가 골을 터뜨려 한국은 22-23까지 따라잡았다. 그러나 막판 7미터 패널티 스로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우선희는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8골을 넣었지만 팀의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베오그라드(세르비아)=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