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역전우승 천재 골프소녀 리디아 고 “제 클럽은 짬뽕”

KLPGA 역전우승 천재 골프소녀 리디아 고 “제 클럽은 짬뽕”

기사승인 2013-12-08 21:26:00
[쿠키 스포츠] “제 클럽은 짬뽕이에요.”

클럽 구성을 묻자 ‘천재 골프소녀’ 리디아 고(16·한국명 고보경) 입에서 ‘짬뽕’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6세때 뉴질랜드로 이민갔지만 거의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리디아 고는 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했다. 세계여자프로골프대회 최연소 우승에다 아마추어로는 처음인 미국LPGA투어 캐나다여자오픈 2연패 등 골프사를 여러 번 새롭게 썼던 리디아 고는 이번 스윙잉스커츠 월드레이디스 마스터스에 초청선수로 출전, 프로데뷔 2번째 대회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내년부터 미국LPGA 투어에 정규멤버로 출전하게 될 그의 클럽구성은 총천연색이다. 드라이버와 우드는 캘러웨이, 하이브리드는 아담스, 아이언은 타이틀리스트 제품이다. 자신이 오랫동안 쓰면서 편한 채들을 모았다고 했다. 게다가 아이언은 6번까지만 있다. 5번이하는 아예 갖고 다니지 않는다. 대신 하이브리드 28도와 25도, 22도를 롱아이언 대신 쓴다.

리디아 고는 “유소연 언니에게 물어보니 최나연 언니나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도 이런 클럽을 쓴다고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프로선언 뒤 국내외 기업과 대학들의 유치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국제적인 스포츠매니지먼트사인 IMG와 계약을 앞둔 그는 굴지의 외국기업과의 후원계약도 성사단계에 있다. 미국과 국내대학이 그를 두고 치열한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세계랭킹 6위인 리디아 고는 대회 마지막날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 5위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과 챔피언조에서 동반라운딩을 펼쳤지만 전혀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로 언니들을 압도했다.

“대선배들과 함께 라운딩을 해 긴장되면서도 영광이었다”는 그는 “준우승한 소연 언니는 평소 얘기도 많이 해주고 해서 가깝게 지내는데 오늘 언니를 꺾어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인비와는 이날 처음 쳐 봤다는 그는 “롱퍼팅을 잘하는 언니가 부럽다”고 덧붙였다.

“저는 홀컵에 10m만 넘으면 쓰리 퍼트를 걱정하는데 언니는 그런 것도 척척 잘 넣는다”면서 “다행히 오늘 올들어 처음 9m짜리 퍼트 2개가 들어가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를 이틀 앞두고 그동안 써오던 일자형 퍼트대신 반달형 퍼트로 바꿔 출전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리디아 고는 내년부터 2년간 KLPGA투어 출전권을 부상으로 얻었다.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 한번도 출전한 적이 없는 그는 “불러주신다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며 말했다.

“제가 뉴질랜드 국적자라도 겉으로 보면 누가봐도 한국사람이잖아요. 마음속에 늘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지내고 있어요.”

제주도에 사는 편찮은 할머니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는 그는 반지, 귀걸이 등 액서서리라면 자다가 벌떡 일어난다는 영락없는 여고생이었다.

타이베이(대만)=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서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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