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프린스가 ‘한국만 오면 작아지네’… 장근석 주연 KBS ‘예쁜 남자’ 시청률 3%대 ‘망신’

아시아 프린스가 ‘한국만 오면 작아지네’… 장근석 주연 KBS ‘예쁜 남자’ 시청률 3%대 ‘망신’

기사승인 2013-12-11 19:27:00

[쿠키 연예] 명색이 ‘아시아 프린스’인데 한국에서는 맥을 못 춘다. MBC ‘베토벤 바이러스’를 제외하면 주연으로 브라운관에서 평균 시청률 10%를 넘겨본 적이 없고, 스크린에서 100만명 이상을 동원한 영화도 단 한 편뿐이다. 데뷔 21년차 배우인데 연기력에 대해서는 늘 의문부호가 붙는다. 소위 ‘애국가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KBS ‘예쁜 남자’ 주인공 장근석(26)의 현주소다.

◇계속 흥행참패 하는 한류스타=지난달 18일 ‘예쁜 남자’ 제작발표회에는 장근석 앞으로 쌀 화환 16.66t이 수북이 쌓였다. 무려 13만명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양으로 세계 각지의 팬들이 마음을 모았다. 동아시아에서 장근석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2011년 해외 남성 솔로가수 데뷔앨범 최초로 오리콘 주간차트 1위를 차지한 이래 올해까지 3회 연속 오리콘 차트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출연한 KBS ‘사랑비’는 국내 드라마 중 역대 일본 판권수출 최고가인 90억원에 팔렸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팔로워가 1000만명을 돌파한 최초의 한국 배우이기도 하다.

그런데 국내 성적은 영 신통찮다. KBS ‘매리는 외박중’이 평균 시청률 7%, ‘사랑비’는 6%, 장근석을 일약 한류스타 반열에 올린 SBS ‘미남이시네요’ 조차도 10%를 넘지 못했다. 영화 쪽으로 눈을 돌려봐도 126만여명을 동원한 ‘즐거운 인생’ 말고는 최고 흥행 기록이 ‘너는 펫’의 54만여명이다. 상대 배우 복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문근영, 김하늘, 그룹 소녀시대의 윤아에 이르기까지 많은 남성 팬들을 거느린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연기는 없고 해외 판권만 남아=‘예쁜 남자’의 세팅도 괜찮았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인 SBS ‘상속자들’을 제쳤던 ‘비밀’이 편성 시간을 넘겨줬고 인기 작가 천계영의 동명 만화가 원작. 여기에 올해 한국영화 최다 관객을 동원한 ‘7번방의 선물’을 각색한 유영아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국민 여동생 아이유도 있었다.

장근석을 섭외하느라 한일 양국을 동분서주한 외주제작사 그룹에이트의 송병준 대표가 “‘꽃보다 남자’ 이상으로 대박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을 정도다. 장근석도 “일본에선 ‘근짱’, 중국에선 ‘짱근슈어’로 불리며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내 나라에서는 존재감을 강하게 어필하지 못했다. 장근석이란 이름을 되찾기 위해 ‘예쁜 남자’를 선택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현재까지 결과는 참담하다. ‘예쁜 남자’는 지난주 시청률이 3.8%까지 곤두박질쳤다. 꽃미남 독고마테가 상위 1% 여성 10명의 마음을 훔친다는 만화적인 스토리가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장근석이 출연한 작품들을 보면 배우의 캐릭터는 없고 멋있는 모델만 있다. 그것조차도 매번 까칠한 꽃미남 캐릭터만 반복한다”며 “연기 변신을 꾀해야 하는데 해외 인지도에만 너무 주력하는 것 같다. 주연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작은 역할을 하더라도 이미지 변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근석을 기용하면 설령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얼마든지 만회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예쁜 남자’ 제작진은 방영 전부터 “아시아를 비롯한 유럽, 남미에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해외 판매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국내에서 아무리 시청률이 부진해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창구가 있는 셈이다. 애초 드라마 완성도보다는 한류에 기댄 기획이 아니었냐는 비판이 나온다.

대중문화평론가 김교석씨는 “장근석의 경우 그의 연기를 논하는 사례 자체가 거의 없을 정도로 배우로서 기반이 너무 취약하다”며 “한류스타라는 현실에 너무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제작진은 해외 판권을 염두에 두고 그를 기용하겠지만 배우 스스로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