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7일 11월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9% 떨어졌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0.5% 하락한 이후 14개월 연속 내림세다. 다만 낙폭은 올해 9월(-1.8%), 10월(-1.4%)보다 소폭 줄었다.
생산자 물가가 이렇게 장기간 떨어진 것은 2001년 7월~2002년 8월(14개월) 이후 처음이다. 11월 가장 하락폭이 큰 품목은 농림수산품(-2.4%)이다. 호박(-54.4%), 풋고추(-48.8%) 등 채소가 17.0% 하락했고 김(-29.4%), 고등어(-29.2%) 등 수산물의 물가 수위가 11.1% 내려갔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과 달리 태풍이 없어 농산품 생육 여건이 좋았고, 방사능에 대한 우려 때문에 수산물 수요는 줄었다”고 말했다.
공산품(-2.1%) 역시 전체 생산자물가 하락에 힘을 실어줬다. 금괴(-27.6%), 철강절단품(-16.1%) 등 제1차금속제품(-6.0%)의 낙폭이 두드러졌고 휘발유(-5.1%), 경유(-5.3%) 등 석탄및석유제품(-4.5%)의 안정세도 이어졌다.
이는 경기 부진이 이어지며 국제 유가·원자재 수요가 줄어든 탓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최근 수요 부진에 대응해 포스코에서 철강제품 가격을 내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서비스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0.5% 올랐다. 전력·가스·수도 요금은 5.4%나 올랐다.
11월 생산자물가는 전월에 비해서도 0.2% 떨어져 석 달째 후퇴하고 있다. 하락폭은 10월(-0.4%)보다 작아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