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용병, 넌 뭐냐…KBL, 넌 뭐하냐’ 헤인즈 경징계에 팬들 발끈

[프로농구] ‘용병, 넌 뭐냐…KBL, 넌 뭐하냐’ 헤인즈 경징계에 팬들 발끈

기사승인 2013-12-17 19:50:01

[쿠키 스포츠] 2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500만원.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16일 애런 헤인즈(32·서울 SK)의 ‘고의 충돌’을 놓고 약 3시간 가까이 논의한 끝에 내린 징계 수위다. 연맹은 “징계수위가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으나 팬들의 분노는 오히려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용병들을 ‘왕’ 모시듯 하는 우리 프로농구의 현실을 빗대 ‘농구 사대주의’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헤인즈는 지난 1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경기 도중 전주 KCC의 김민구(22)를 팔꿈치로 강하게 밀어 쓰러뜨렸다. 무방비 상태에 있던 상대를 고의적으로 가격한 악의적인 행동이었다.

KBL은 비신사적인 행위에 대한 규정과 전례를 감안해 징계 수위를 정했다고 밝혔다. 2002∼2003 시즌 인천 SK의 최명도는 당시 대구 오리온스의 김승현에 주먹을 휘둘러 3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5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최명도 등과 비교하면 헤인즈의 징계 수위가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과 쇼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고의성이 다분하고, 김민구 선수가 부상으로 몇 경기 출장이 어려운 상황인데 저런 솜방망이 처벌이라니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봐주니 외국인 선수들이 우리 프로농구를 얕본다”는 식의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 때문에 용병들의 추태와 탈선이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국 프로농구에선 외국인 선수를 한명 잘 뽑으면 우승까지 넘볼 수 있다. 용명 한명이 팀의 한해 농사를 좌우하기 때문에 각 구단은 이들을 극진히 모시고 있다. 2억원이 넘는 연봉 뿐 아니라 성적에 따른 특별수당도 주고, 선수가 단체숙소를 원하지 않으면 전세아파트를 내주기도 한다. 구단에서 식사는 물론 유니폼, 운동복, 농구화까지 지급한다. 다른 해외리그에서 뛰는 용병들이 숙박비와 이동 등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데 비해 과잉대우를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농구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B급 선수여도 한국에서는 특급 대우를 받기 때문에 그들의 오만함은 늘 도마에 올랐다.

헤인즈는 지난 시즌 맹활약하며 SK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전력에서 절대적인 비중한 차지한 헤인즈는 ‘우승 청부사’로 자리잡으며 SK의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 그는 비시즌에는 ‘NBA행’을 거론하며 SK의 속을 태우기도 했다. 헤인즈는 16일 기자회견에서도 “김민구를 해칠 의도는 없었다. 운이 나쁘게 그렇게 됐다. 경기가 과열되면서 신체 접촉이 있었다”며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는 주장을 했다.

향후 KBL의 비디오 판독 규정에 대한 정비와 징계 규정 대폭 강화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개인 파울은 판독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KBL 규정을 미국 처럼 선수들간 충돌이 발생하면 비디오 판독이 가능하도록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팬들의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SK는 “헤인즈의 자숙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KBL 징계 이후 세 경기에 대해 추가로 출전 정지를 시키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KBL은 올스타전(22일) 출전선수 명단에서 헤인즈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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