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장성택 숙청 진짜 이유는 이권갈등… 이설주와의 염문설 사실 아니다""

"남재준 "장성택 숙청 진짜 이유는 이권갈등… 이설주와의 염문설 사실 아니다""

기사승인 2013-12-23 17:11:00
[쿠키 정치]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23일 장성택 숙청 배경에 대해 “권력 투쟁 과정에서의 숙청이 아니고 이권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비화된 사건”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1~3월에 도발 가능성이 농후하고, 4차 핵실험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남 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같이 보고했다고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과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전했다.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 끌어낸 것은 ‘이벤트’=보고에 따르면 장성택은 이권에 개입해 다른 기관의 불만을 샀고, 이와 관련된 비리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보고 됐다.

남 원장은 “(장성택이) 당 행정부 산하 54부를
중심으로 알짜 사업의 이권에 개입했는데, 주로 석탄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이권다툼과 비리로 장성택이 지난달 중순 구금 조치됐고, 같은 달 하순 측근인 이용하 당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당 행정부 부부장이 공개 처형됐다고 밝혔다.

남 원장은 특히 “장성택이 당 정치국회의 주석단 아래 앉아있었던 것은 먼저 구금해놓고 끌고 나왔다가 다시 끌고나간 것”이라며 “이는 유일 체제 안정을 위한 보여주기식 이벤트”라고 보고했다.

◇내년 초 도발 가능성=국정원은 북한의 내년 초 도발 가능성의 근거로 서북 5도 부대의 병력 증강, 훈련 강도의 강화 등을 꼽았다. 남 원장은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언제든 가능하다”면서도 “그러나 아직 4차 핵실험의 단계로 들어간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 및 핵실험 재개와 관련해 박도춘 당 비서를 주목하고 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핵개발 책임자로 간주되는 박 비서는 한반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던 지난 5~8월에는 공개행사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대남 위협이 시작된 9월 초부터 공개 행사에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박 비서는 지난 17일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도 김 제1비서의 오른쪽 6번째 자리에 앉았다.

◇“장성택 측근 망명설 등은 전혀 사실 아냐”=남 원장은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 당 비서에 대해 “동향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장성택 숙청 이후 건강은 이상 없으나 공개 활동은 자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장성택 측근 및 김정남(김 위원장 장남) 망명설 등에 대해선 “낭설이다. 확인해줄 수 없다는 수준이 아니라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김 제1비서의 부인인 이설주에 대해선 “아직 특이 동향은 없고 정상적 활동을 한다는 게 진실하다고 본다”면서 “장성택과 이설주 염문설도 한 마디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확인했다.

◇국정원이 분석한 장성택 판결문=국정원은 먼저 장성택 판결문에서 ‘건성건성 박수를 쳤다’는 문구를 넣은 것에 대해 “장성택이 의전에 구애받지 않는 태도를 불경으로 문제 삼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하자원과 토지를 외국에 팔아먹은 매국행위’는 경제난에 대한 책임을 장성택에게 전가하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460만 유로를 탕진하고 외국 도박장을 출입했다는 죄목은 부정부패 행위를 적시해 주민들로부터 장성택에 대한 공분을 유도하는 것으로 내다했다. 북한이 장성택의 국가전복음모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은 “민생불안에 따른 군사쿠데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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