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금융공공기관 파티 끝나나… 내년 예산 대폭 삭감

'신의 직장' 금융공공기관 파티 끝나나… 내년 예산 대폭 삭감

기사승인 2013-12-29 16:15:00
[쿠키 경제] 높은 급여와 사기업에 뒤지지 않는 복지, 여기에 고용 안전성까지 모두 갖춰 ‘신의 직장’으로 불려 온 금융 공공기관의 파티는 끝날 것인가. 공공기관들의 방만경영이 문제가 되면서 금융공공기관 내년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금융위원회는 경영예산심의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쳐 금융감독원과 3개 국책은행 등 총 8개 금융 공공기관의 2014년도 예산안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금감원·KDB산업은행·IBK기업은행·수출입은행·정책금융공사·주택금융공사·예금보험공사·자산관리공사(캠코)의 예산은 올해 총 4조1000억원에서 내년 3조9000억원으로 5.1% 줄었다.

감소 폭이 가장 큰 정책금융공사의 경우 올해보다 11.8% 줄어든 973억원으로 책정됐다. 주택금융공사와 캠코도 각각 9.3%씩 줄었다. 수출입은행은 5.6%,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4.6% 감소했다. 금감원 예산은 4% 줄어든 2817억원이었다.

항목별로 보면 경상경비가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8개 기관의 내년 경상경비는 평균 7.3% 감소했다. 인건비는 인력 증원을 최소로 하고 공무원 수준의 인상률(1.7%)로 제한해 8개 기관 평균 2.4% 증가에 머물렀다.

임원의 연봉은 동결되거나 오히려 줄었다. 성과급의 상한선도 대폭 깎였다. 금감원·주금공·캠코·예보의 임원 성과급 상한선은 기존 기본연봉 100%에서 60%로 줄었다. 산은·기은·수은·정금공 기관장의 성과급 상한선도 기본연봉의 200%에서 120%로 내려갔다.

학자금보조와 연차휴가 보상 등의 복리후생비도 대폭 삭감된다. 학자금 보조액은 올해에 비해 내년에 30.5% 줄고 연차휴가보상비는 9% 깎인다. 산업재해보험, 단체상해보험, 의료비 지원과 일부분이 겹치는 재해보상·재해부조 지원경비는 아예 사라진다.

금융위는 8개 금융공공기관 외에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코스콤과도 기관별 협의를 통해 다음달 말까지 ‘공공기관 정상화 협의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번 예산심의를 기반으로 금융공공기관이 방만하게 예산을 운용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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