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은 모비스의 주전 가드를 꿰차며 경기당 평균 7.7점, 2.6어시스트, 3점슛 37.6%를 기록 중이다. ‘루키 빅3’ 김종규(23·창원 LG), 김민구(23·전주 KCC), 두경민(23·원주 동부) 못지않은 재목이란 평이다.
이대성은 지난 5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11점, 7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팀의 83대 63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홈 8연승을 내달린 모비스는22승9패를 기록,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이대성의 이력은 독특하다. 2011년 중앙대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돌연 ‘미국 농구 유학’을 선언했다.
다들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시 이대성은 중앙대에서 주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꿈은 꾸는 자의 몫이라고 했던가. ABC밖에 모르던 이대성은 벼락치기 공부로 토플 60점을 넘겨 NCAA(미국대학체육협회) 디비전2 소속인 브리검영대 하와이캠퍼스(BYU)에 편입했다.
개인기를 자랑하기에 바빴던 이대성은 편입 후 농구 스타일이 바뀌었다. 미국 농구는 화려한 개인기가 아니라 기본기를 강조했다.
이대성이 브리검영대에서 켄 와그너 감독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와그너 감독은 브리검영대에서 코칭 연수를 받은 유재학 모비스 감독과 친한 사이다.
지난해 이대성이 국내 프로농구 일반인 트라이아웃에 나오자 유 감독은 와그너 감독에게 평가를 요청했다. 와그너 감독은 “잠재력이 엄청나다”며 “유 감독이 가르치면 톱클래스 가드가 될 자질이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유 감독은 2라운드 1순위로 이대성을 지목해 족집게 과외를 시켰다. 이대성의 기량은 일취월장했다.
유 감독은 이대성에 대해 “대성이는 수비가 좋아 키가 큰 선수들 수비까지 맡길 수 있다”며 “시야를 좀 더 넓혀 턴오버를 줄이면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대성은 “예전에는 내 손에서 뭔가 해결되고 만들어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이젠 동료들과 협력 플레이를 해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아직은 보여줄 게 많고 부족한 점도 많아 현재의 내 플레이에 50점밖에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아닌 팀을 위해 뛴다며 이를 악물고 있다.
“신인상 욕심은 전혀 없습니다. 예전에 난 내 개인적인 욕심만 있었죠. 고등학교 때 우승을 하고 울었어요. 내가 못 뛰어서. 이렇게 간절한 마음이 드는 건 처음입니다. 정말 우승을 하고 싶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