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A씨(25)와 그의 여자친구는 한 전자제품 서비스센터에서 휴대전화를 고쳐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행패를 부리고는 이를 찍은 2분17초 분량의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A씨는 센터 내부를 돌아다니며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욕설을 쏟아냈다. 다른 손님들이 보는 앞에서 휴대폰을 집어던지며 “얼마야, 이거 얼마냐고 이거. 고쳐, 돈 줄 테니까 고쳐, X발 X같네”라고 막말하더니 중년의 아버지뻘 직원에게 다가가 “XX, 돈 줄게, X발X아. OO만 몇 년째 쓰는데”라며 욕설을 내뱉었다.
남성의 여자친구 B씨는 이를 지켜보며 영상을 촬영했다. 그리고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버젓이 게시했다. 영상과 함께 그는 “X발, XX OO점 X같네. 좋아요 말고 공유해주세요”라고 글을 덧붙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A씨는 네티즌들이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듯했다.
하지만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분노하며 그의 말대로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고객센터 민폐남’이라고 제목을 붙인 영상과 함께 A씨의 출신 학교 등 ‘신상’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 나르며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여자친구 B씨는 10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글을 게시했다. 그는 “어제 동영상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마음에 페이스북에 영상을 게시했다”고 적었다.
그런데 A씨는 “경찰서에 들릴 예정”이라며 영상을 당장 지우지 않거나 자신에게 욕설을 남긴 네티즌들을 처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더 이상 실수 없길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황당해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직접 영상을 올리고 공유해달라고 해놓고 이제 와서 공유하면 고소한다니”, “이게 적반하장이라는 건가”, “사과하는 모습도 찍어 올려라”, “버스 민폐남녀에 이어… 요즘 이상한 사람 정말 많아진다”, “말리긴커녕 영상을 찍은 여자친구를 보니 역시 끼리끼리 만난다”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