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샤론 전 총리가 이날 텔아비브 근처에 있는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며 애도를 표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에서 “샤론 전 총리에 대한 추억이 이스라엘 국민의 가슴 속에 길이 남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아리엘 샤론 전 총리의 서거에 머리를 숙인다”고 밝혔다.
샤론이 입원한 시바 메디컬센터는 샤론의 상태를 안정시키려고 갖가지 노력을 다했으나, 정오 무렵 심부전증으로 숨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샤론은 2006년 1월 4일 재선 유세 도중 중증 뇌졸중을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졌다. 최근에는 신장을 비롯한 심각한 장기부전에 시달렸으며, 지난 1일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군인 출신인 샤론은 2001∼2006년 총리로 재임하는 등 이스라엘서 수십 년간 군과 정치 지도자로서 활약했다.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노련한 정치인이자 군인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만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스라엘인 다수는 그의 과단성 있는 행동에 ‘불도저’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에선 그를 ‘범죄자’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그의 부고가 전해지자 이스라엘 고위 공직자는 물론 세계 각국의 일부 지도자들은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시몬 페레스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친애하는 친구 아리크 샤론이 자신의 마지막 전투에서 졌다”며 “아리크는 조국을 사랑하고 조국의 사랑을 받은 용맹스런 군인이자 용감한 지도자였다. 그는 이스라엘의 위대한 수호자와 가장 중요한 설계자 가운데 하나였다. 두려움을 몰랐고 결코 비전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를 정말 그리워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권리를 위한 그의 능력과 활동을 높이 평가하며 애도를 표시했다고 대통령 궁은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도 성명을 내고 “샤론은 자신의 삶을 이스라엘을 위해 헌신했다”고 평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는 샤론을 “팔레스타인에 재앙을 안겨준 범죄자”라면서 “지옥에나 가라”고 저주했다. 레바논 남부에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는 샤론의 사망을 축하하는 총성이 들렸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이 난민촌에는 팔레스타인 난민 7만여명이 머물고 있다.
전재우 기자 jw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