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처형 한달, 북한은 지금 어디로… 군에 기대 혼란 수습하는 김정은

장성택 처형 한달, 북한은 지금 어디로… 군에 기대 혼란 수습하는 김정은

기사승인 2014-01-12 17:10:01
[쿠키 정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장성택 처형 이후 한 달간 권력기반인 군심(軍心)을 다잡기 위해 군 부대를 가장 많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과 내각 등에 분산된 이권사업도 군에 집중시키고, 1인 지배체제·우상화 완성을 위해 연일 ‘젊음’을 강조하고 있다.

◇군부에 힘 실어주는 김정은=통일부 일일·주간 북한동향 분석을 살펴보면 장성택이 처형된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김 제1비서의 현지시찰 및 방문 횟수는 총 15회였다. 이 중 군부대 방문이 7회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체육시설·금수산태양궁전 방문이 각각 3회 등이었다.

김 제1비서는 12일 인민군 제534군부대 지휘부를 시찰하며 “2014년을 인민군대 후방사업에서 변이 나는 해로 만들고 사회주의 수호전에서 쾌승을 안아오기 위해 군부대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김 제1비서는 지난달 14일 장성택 처형 이후 첫 공개활동으로 군 설계연구소를 찾기도 했다.


김 제1비서의 선군(先軍) 행보는 내부적으로는 밑바닥 군심을 다지고 장성택 숙청에 따른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신(新)군부 세력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한 달 동안 김 제1비서 공개활동 수행 빈도에서 군부 인사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최 총정치국장이 7회,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이 4회, 이영길 군 총참모장과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이 각각 3회였다.

◇이권사업에도 군부 우선=김 제1비서의 군부대 시찰 7회 중에는 군 내 수산물 시설 방문이 3회나 포함돼 있다. 수산업의 경우 장성택 숙청과도 맞물려 있다. 지난 9월 말 황해남도 용연군의 장성택 계열 외화벌이 회사에서 이권을 놓고 장성택 세력과 4군단 군인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져 다수 사상자가 속출했고, 이 사건이 장성택 숙청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제1비서는 지난 7일 인민군 제534군부대가 새로 건설한 수산물냉동시설을 시찰하면서 군대 수산사업소와 사회 수산사업소의 어업실적이 큰 차이가 난다고 질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제1비서가 지금까지 특정기관의 성과부족을 질타하고 다른 기관을 치켜세운 적은 없다”고 말했다. 장성택 세력 청산 작업을 마무리하고 군 주도 하에 수산업을 군·주민의 생활을 개선할 주요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의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성택 세력에 의해 위축됐던 군부 이권을 보상해주는 모습”이라며 “군인들의 식생활을 확실하게 보장하겠다는 메시지도 함께 줌으로써 군을 격려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상화 위해 ‘젊음’ 강조=북한은 김 제1비서가 나이 어린 지도자라는 세간의 우려를 의식해 그의 출생연도를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김일성 주석 따라하기를 통해 선대의 권위를 우상화에 이용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장성택 처형 이후 김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도 젊은 시절부터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김 제1비서에 권위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김 제1비서의 ‘젊음’이 강조된 것은 장성택이 처형되고 3일 후인 지난달 15일 노동신문의 ‘약동하는 젊음으로 비약하는 창조와 건설의 최전성기’라는 기사가 처음이다. 노동신문은 또 지난 3일 ‘청춘조국 송가’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위대한 수령님(김 주석)은 일찍이 10대에 혁명의 길에 나섰다”며 청춘의 위업은 북한의 영광스러운 전통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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