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범이나 마찬가지라고?” 징역형 판결 고의 급정거 또 다른 당사자 입 열다

[단독] “공범이나 마찬가지라고?” 징역형 판결 고의 급정거 또 다른 당사자 입 열다

기사승인 2014-01-13 11:30:01

[쿠키 사회] 고속도로에서 차선변경 시비를 벌이다 고의로 급정거해 사망자를 낸 운전자 최모(36)씨가 징역형을 받자 바로 그와 시비가 붙은 사고 당사자 남모(23)씨는 “2심, 3심 재판부도 정의로운 판단을 내려주리라 믿는다”라고 입을 열었다.

애꿎은 사망자가 발생한 중부고속도로 5중 추돌사고는 자칫 단순한 쌍방과실로 묻힐 뻔했지만 인터넷에 오른 블랙박스 동영상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씨에게 징역 3년6월이라는 1심 판결이 난 하루 뒤인 10일 남씨는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중부고속도로 사고 쏘렌토 차주입니다’라며 글을 올렸다. 현재 남씨는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그는 4개월여 만에 글을 쓴다면서 판결문을 게재했다.

판결문에는 당시 시비가 붙은 상황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를 요약하면 최씨가 1차선에서 정속 주행하던 남씨를 추월하려 2차선으로 변경 후 가속할 때 남씨는 진로를 터주기 위해 2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해 서로 충돌한 뻔 했다. 놀란 최씨는 갓길을 이용해 추월했다. 역시 놀란 남씨는 최씨 차량을 향해 상향등을 2~3회 작동했고 이때부터 시비가 시작돼 최씨는 급기야 자신의 차량을 고속도로 1차로에 갑자기 세워 사망 사고를 유발했다.

남씨는 “사안 자체가 명백했기에 공범이나 마찬가지라는 의견에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법원의 판단이 사건의 요지와 일치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남씨는 “판결문을 보면 최씨 측은 범행 당시 충동조절장애 등에 의한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방송(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소위 말하는 또라이가 아니다’라고 했는데 재판장에선 심신미약을 근거로 감형을 바라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또 “사고 이후 2개월 정도 지나 최씨의 ‘회사 동료’라고 주장하는 분이 연락 와서는 ‘피의자가 젊고 앞날이 창창한 사람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라고 합의를 종용했지만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최씨가 유력한 로펌 소속 변호사를 선임한 것 같더라. 2심, 3심 재판부도 정의로운 판단을 내려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청주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관용)는 지난 9일 일반교통방해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씨에게 적용된 형법상 교통방해치사상, 폭력행위처벌법상 위협 운전,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위반(의무보험 미가입) 등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는 지난해 8월 8일 ‘5중 추돌사고 당사자 블랙박스 공개 - 쌍방 과실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남씨가 올린 블랙박스를 근거로 당시 사고 상황을 보도했다.

이후 엄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최씨가 명백하게 고의성을 가졌는지를 고민하던 검찰과 경찰도 강력 처벌로 입장을 바꿨다.

일부 네티즌들은 “상향등을 켜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으므로 쏘렌토 운전자도 처벌받아야 한다” 등의 댓글을 달며 남씨에게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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