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이변은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의 수상 여부만큼이나 관심을 모은 톱모델 페르난다 리마(37·브라질)의 의상은 당초 예정대로 점잖았다.
리마는 14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2013년 FIFA 시상식에서 녹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빛을 반사하는 보석장식이 달렸지만 화려하기보다는 우아한 느낌의 드레스였다. 다소 드러난 어깨를 제외하면 노출도 없었다. 지난달 6일 브라질 바이아주 코스타도 사우이페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 때와는 확연하게 다른 의상이었다.
리마는 당시 상반신이 시원하게 드러난 금색 드레스를 입고 조 추첨식을 진행했다. 육감적인 몸매를 강조한 의상 덕에 리마는 스타덤에 올랐다. 매년 최고의 축구선수를 선정하는 발롱도르 시상식까지 초청을 받으며 유명세를 확인했다.
그러나 일부 국가의 생각은 달랐다. 여성의 노출에 엄격한 중동을 중심으로 항의가 빗발쳤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 가운데 유일한 중동 국가인 이란은 조 추첨식 당시 노출 수위가 높은 리마의 의상 탓에 중계방송을 중단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이에 리마는 지난달 23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정 국가나 문화권에서 논쟁을 벌이게 할 생각은 아니었다. 미안하다”며 노출 수위를 대폭 낮춘 의상을 입고 시상식에 참여하겠다고 예고했다.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리마가 육감적인 의상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호날두의 수상 가능성만큼 확실한 상황이었다. 이변을 기대한 남성 축구팬들은 리마가 점잖은 의상을 입고 등장한 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불만을 쏟았다. 네티즌들은 “리마의 의상 선택은 자유지만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면 대중이 더 원하는 쪽으로 선택하길 바란다”거나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막는 중동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토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