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륜 논란 장례식장 ‘먹방녀’ 사과문 올려 “걱정하실까 봐… 충격 안겨드려 죄송”

패륜 논란 장례식장 ‘먹방녀’ 사과문 올려 “걱정하실까 봐… 충격 안겨드려 죄송”

기사승인 2014-01-15 09:50:01

[쿠키 사회] 개인미디어 인터넷방송인 ‘아프리카TV’에서 여성 BJ(방송 진행자)가 자신의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먹방’을 진행해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이 여성은 “생각이 짧았다”고 사과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14일 ‘아프리카TV 장례식 먹방 BJ’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왔다. 먹방이란 음식을 먹는 것을 보여주는 방송의 줄임말로 최근 인기 콘텐츠로 떠올랐다.

누적 시청자수 약 63만명인 이 인기 여성 BJ는 장례식장 배경에서 검은 상복을 입고 ‘XX님 꿀떡, 인절미, 귤, 식혜 장례식 먹방’이란 제목을 달고 방송을 진행했다.

이 소식이 일간베스트저장소, 디시인사이드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오르며 논란이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답이 없네요” “이건 진짜 아닌 듯” “살다 살다 이런 패륜은 처음 본다” 등의 댓글을 달며 비난을 퍼부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BJ는 ‘아프리카TV’ 게시판에 ‘장례식장에서 방송을 진행한 점을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고는 “충격을 안겨드려 죄송하다. 자막에 덩그러니 부친상으로 장례식장 갔다고 하면 밥은 먹고 있나 걱정하실까 봐 저 씩씩하게 울지도 않고 밥 잘 챙겨먹고 있다고 안심시켜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잠깐 출출해서 떡 먹는 모습이라도 보여드리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비판을 받는 것은 마땅하다. 제 생각이 짧았다. 죄송하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2000년 중반 시작된 ‘아프리카TV’에는 BJ가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춤을 춘다거나 초등학생이 욕설을 내뱉는 등 자극적인 방송이 송출돼는 경우가 있어 선정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BJ가 남긴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부친상으로 장례식장에 가서 상주를 하고 화장을 하고 온 하루 사이에 생각보다 인터넷에 10분도 안된 짧은 방송 내용이 일베에 알려지면서 페이스북으로 일파만파 커지고 걷잡을 수 없이 뉴스기사도 많이 떴더라고요.

일단 장례식 먹방으로 충격을 안겨드려 죄송합니다. 뭐 일단은 여러분들의 글 반응 잘 읽어봤고요. 그 와중에 녹방을 켰냐는 글에는 녹방이 이미 켜진 상태였고요.

생방송을 기다릴까봐 자막에 그냥 약속있다고 하면 남자라도 만나서 데이트 하느라 방송 안 킨다고 생각할까봐 부친상 때문이라고 설명드렸던거고요 제가 상주였고 거기서 자고 가야 하는데 잠은 잘 오지 않고 새벽이라 아무도 없고 조문객도 처음 보는 어르신분들이고 매일 생방을 평균 5, 6시간 이상 넘게 진행해오다가 방송을 안 하니 잠깐 출출해서 떡 먹는 모습이라도 보여드리는게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먹방을 일년간 해오면서 방송 시간 없이 혼자 음식을 먹을 때만 방송을 키고 먹는다라는 저만의 룰 신념 가치관 같은게 있었어요. 그래서 금방 먹으니까 오분이든 십분이든 잠깐 먹고 끄자고 생각했던게 뭐...

그냥 조용히 먹기만 하려고 했는데 힘내시라는 응원글에 힘이 나는 동작이라도 취해드려야 아 내 글을 읽었구나 싶으실 것 같아서 다들 주무시는 시간이라 말은 할 수 없었고...

어머니도 주변인들에게 양아버지가 돌아가신거 지인분들께 다 말씀드리는거보고 저도 제게 소중한 팬분들께 기쁨도 슬픔도 나눠야 된다고 생각했고.

자막에 덩그러니 부친상으로 장례식장 갔다고 하면 밥은 먹고 있나 걱정하실까봐 저 씩씩하게 울지도 않고 밥 잘 챙겨먹고 있다고 안심시켜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맞아요. 제가 잘못했고요. 죄송합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욕하시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친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때 먼저 돌아가셨고.. 이번에 새아버지도 돌아가시게 됐네요. 힘내라고 말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따끔하게 잘못했따고 혼내켜주신 것 또한 고맙습니다. 충고 잘 받아들이고 앞으로라도 잘할게요.

죄송합니다. 여러분.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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