뎀셀브즈 커피점 ‘자릿값 딜레마’ 논란… ‘앉아있을 권리’ vs ‘떠나야 할 방침’

뎀셀브즈 커피점 ‘자릿값 딜레마’ 논란… ‘앉아있을 권리’ vs ‘떠나야 할 방침’

기사승인 2014-01-19 10:58:00

[쿠키 사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좋은 한 커피점이 ‘불친절’ 논란에 휩싸였다. 고객이 남긴 항의글에 매니저가 “굳이 안 와도 무방하다”라는 답변을 단 것에 이어 사장도 고압적인 공지글을 남겨 논란이 커지고 있다.

크리스마스 날인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에 위치한 뎀셀브즈 커피점(CAFE THEMSELVES)을 방문한 A씨는 지난 13일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크리스마스 개념 없는 커피숍’이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A씨는“너무 화가 나서 홈페이지에 클레임을 걸었다가 어이없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뎀셀브즈 홈페이지에 작성한 항의글과 답변 사진을 캡처해 게재했다.

항의글을 보면 A씨는 여자친구와 케이크 1개에 머그잔 커피 2잔을 시켜 카페에 자리를 잡았고 40여분 뒤 커피가 더 마시고 싶어 테이크 아웃 전용 컵에 담긴 커피 2잔을 더 구매했다. 이 사실은 A씨가 공개한 뎀셀브즈 커피점에서의 카드결제 내역을 통해 확인된다.

그러자 한 직원이 다가와 “테이크 아웃 음료는 할인을 받은 것이니 매장 안에 있으면 안 된다”면서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5분이 지나자 직원은 다시 두 사람에게 찾아와 “계속 앉아 있을 것이냐”고 물었다.

A씨는 “나가려던 참에 기분이 확 상했다”면서 “옆에 어떤 커플은 한 잔으로 둘이 나눠 마시고 있는데 우리는 2명이서 케이크 1개와 커피 4잔을 팔아주고도 쫓겨나다시피 나온 게 열 받는다. 정식으로 사과하라”고 적었다.

그런데 뎀셀브즈 커피점의 매니저라 밝힌 한 네티즌은 “매장의 룰을 인정하는 사람 분만이 저희 커피와 케이크를 즐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손님을 위해 룰을 지키지 못하는 분은 굳이 오지 않아도 무방하다”라고 답변을 달았다.

이 답변은 A씨를 더욱 자극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비꼬고 있는 것 아니냐”며 “누굴 돈 없어서 매장에서 커피도 못 즐기는 거지로 보는 건가.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매니저의 답변글이 인터넷에 퍼지자 네티즌들도 따라서 분노했고 뎀셀브즈 커피점 홈페이지 ‘Q&A’ 게시판엔 항의글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17일 이번엔 뎀셀브즈 커피점 사장이 직접 ‘[공지] 크리마스 개념 없는 커피숍올시다’라는 제목으로 Q&A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내용은 도발적이었다.

그는 “재생산된 근거 없는 댓글들은 눈 여겨 보지도 않았다”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는 매장 내에 ‘종이컵’이 없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대형매장이기에 선택한 방침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크리스마스는 평소 매출의 4배를 넘기는 일년 중 가장 바쁜 날인데 감이 오는지 모르겠다”면서 고객들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뒤 “바쁜 와중에 홀 관리를 해준 직원에게는 문책이 아닌 칭찬을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글이 퍼지면서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진 가운데 커피점 사장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며 네티즌들 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커피점에 비난을 퍼붓는 이들은 A씨 일행이 앞서 자릿값이 포함된 머그잔 커피를 구매했기 때문에 테이크 아웃 커피를 추가로 구매했다고 하더라도 매장 내에 있을 권리가 있다고 봤다. 테이크 아웃 커피를 샀다고 해서 앞서 구매한 머그잔 커피의 계약이 종료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놀이공원의 자유이용권에 비유해 설명을 시도하기도 했다.

반면 “매장 내에서 종이컵으로 커피를 마시면 다른 손님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면서 커피점 사장의 입장을 옹호하는 의견도 나타났다. 이들은 테이크 아웃 커피를 추가로 구입하는 순간 자리이용 권리는 소멸된다고 해석했다. 종이컵 커피는 나가서 마셔야 한다는 커피점의 방침이 가장 우선된다고 본 것이다.

한 네티즌은 “자릿값을 매겨 놓고 상세 룰을 정하지 않은 매장 측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면서 “문제를 제기한 손님에게 정중히 대했으면 별일 없이 지나갔을 일을 지나치게 강경하게 대응해 논란을 키운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뎀셀브즈 커피점 홈페이지 ‘Q&A’ 게시판과 페이스북 페이지엔 지금도 항의글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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