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은 연초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은 연초 이후 단 3거래일만 하락세를 보였다. 20일에도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0.36% 오른 519.99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로는 4.78% 뛰었다.
코스닥 시장이 소폭이지만 안정적으로 붉은빛(상승)을 보인 힘에는 외국인이 있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외국인의 코스닥 보유액은 12조5863억원으로 시가총액(123조8825억원)의 10.16%를 차지했다. 이는 1년 전의 8.27%보다 1.89% 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외국인의 코스닥 주식 비중은 지난해 12월 30일 폐장일(9.87%)보다도 0.29% 포인트 올랐다.
외국인이 이끄는 코스닥 호조로 주요 기업들의 주가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말 3만8350원에 거래를 마친 대장주 셀트리온은 현재 4만5100원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20일여 만에 17.6%가 뛴 셈이다. 코스닥 시총 2위 서울반도체도 최근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말 4만400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4만6700원으로 뛰었다.
반면 코스피 시장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우려가 제기된 지난 2일 44.15포인트가 급락한 이후 1950선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외국인 투자자도 이 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5000억원어치 넘게 주식을 털어냈다.
높은 변동성과 위험성으로 외국인의 외면을 받던 코스닥시장의 안정적 성장세는 ‘실적’ 기대감 때문이다. 급등세를 보인 시총 셀트리온과 서울반도체도 최근 실적을 두고 호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셀트리온은 류마티즘 치료제가 유럽판매 승인을 받았다. 서울반도체도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국투자증권 이승혁 연구원은 서울반도체의 목표가를 종전 5만원에서 6만원으로 올렸다.
중소기업의 실적 기대감과 달리 코스피 주요 기업들이 주춤한 것도 영향을 줬다. 코스피 시장으로 갈 돈이 코스닥 시장으로 흘러 내려오는 것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실적 시즌 후반부에는 중소형주가 주목을 받는 모습이 나타난다”며 “바이오와 발광다이오드(LED) 업종 등의 상승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닥 시장의 상승흐름을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판단하기에는 불안요소도 군데군데 남아있다. KDB대우증권 김정환 연구원은 “종목군 별로 보이는 혼조세는 다소 부정적”이라며 “최근의 움직임처럼 순환매가 이어질 수 있어 중장기적 투자로 접근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