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만원짜리 교복 원가는 8만원

24만원짜리 교복 원가는 8만원

기사승인 2014-01-21 17:28:00
[쿠키 사회] 24만원에 팔리는 중·고등학생 교복(동복 기준)의 제작 원가가 8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 이혜영 본부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교복 구매 방식 개선안 정책토론회에서 교복 유통에 따른 소비자가격 추정치를 발표했다.

기획재정부 의뢰를 받아 제조업체와 대리점 등 관련자들을 인터뷰해 조사한 결과 동복을 기준으로 중·고생의 교복 개별구입가격은 평균 약 24만원이었다. 가공비 5만원, 자재비 3만원 등 제작에 필요한 직접비용은 최대 8만원 선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광고비 운송비 창고비 등 교복 브랜드 업체의 간접비와 영업이익이 더해져 대리점으로 넘어갈 때 출고가는 15만원이 된다. 추정치지만 교복의 제작원가와 출고가가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대리점은 이렇게 출고된 제품에 인건비와 임대료, 영업이익 등 9만원을 추가해 소비자들에게는 평균 24만원에 판매한다. 결국 소비자가 브랜드업체와 직접 거래하면 15만원대에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이혜영 본부장은 “업체 간 경쟁이 없는 지역은 가격을 비싸게 받고 경쟁이 치열한 지역은 할인해주는 등 현재 교복 가격 수준은 소비자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학생이 개별적으로 살 때보다는 학교가 교복 판매업체로부터 견적을 받아 ‘공동구매’ 방식으로 구입하면 교복 가격이 5만원 이상 내려갔다. 서울 중·고교 398곳의 개별구매 및 공동구매 평균가격을 조사한 결과 중학교의 경우 평균 공동구매 가격은 19만520원, 개별구매 가격은 24만3512원이었다. 공동구매가 5만원 이상 저렴한 셈이다. 고등학교 역시 평균 공동구매 가격은 19만4008원인 데 비해 개별구매 평균가는 24만5213원으로 5만원 이상 비쌌다.

하지만 토론에 참석한 진상준 한국교복협회장은 “순수원가 8만원에 현 수준의 교복을 만들 수는 없다”며 “(한국소비생활연구원 추정치의) 객관성이 의심스럽다”고 반박했다.

토론회를 공동 개최한 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공동구매라고 해도 무늬만 공동구매일 뿐 사실상 개별구매와 다름없는 경우도 많다”며 “학부모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불합리한 구매 관행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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