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생활] 핀란드 음식은 영국음식보다 맛없다?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이 영국음식을 비꼬기 위해 “영국음식은 핀란드 음식 다음으로 맛이 없다”라고 발언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결과 졸지에 핀란드 음식은 형편없기로 유명한 영국음식보다도 맛없다는 평을 들은 셈이 됐다. 이에 발끈한 핀란드의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들의 방해로 프랑스는 2012 올림픽 유치에 실패했다고 한다.
이렇듯 가끔 악평을 듣는 만큼 핀란드 음식은 거칠지만 그 철학만은 순수하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식재료 고유의 맛을 살려 담백하게 조리한다. 이 순수한 매력이 미끈한 프랑스 요리 옆에 서면 때로는 빛이 바랜 듯 느껴지기도 한다.
◇핀란드의 음식철학을 담다= 북한산 자연의 한복판에 이런 핀란드의 음식철학을 고수하는 집이 있다. 북유럽 비스트로를 표방하는 ‘카페 휘바’다. 이 곳을 운영하는 조원장(57) 대표는 25년간 핀란드와 덴마크 회사에서 근무해온 북유럽 통. 그는 핀란드의 건강한 음식철학에 공감하면서도 건강한 맛과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핀란드 요리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건강요리 전문가 한경욱 셰프와 함께 깊은 고민을 거듭했다.
핀란드의 전통음식은 연어와 다양한 베리, 그리고 아일랜드인 만큼이나 많이 먹는다는 감자를 이용한 요리가 주류를 이룬다. 그리고 세계 2차 대전 이후로는 파스타와 피자가 자리를 잡았다.
이런 핀란드의 전통 식재료와 요리를 이용해 탄생하게 된 이 집의 대표메뉴는 ‘파마산치즈 포테이토 피자’. 감자피자라고 하면 식상하게 들리지만 이 집의 감자피자는 여느 곳과는 다르다. 감자와 치즈를 토핑해 나오는 단순한 맛이 아니기 때문이다. 깊고 부드러운 맛의 비밀은 도우에 펴 바른 핀란드의 주식, 매시드 포테이토. 뿐만 아니라 농원에서 직접 가꾼 유기농 감자를 이용해 만들었으니 신선한 재료사용을 원칙으로 하는 핀란드의 음식철학을 그대로 담은 셈이다.
또 다른 감자요리인 크림소스의 ‘핀란드 가정식 감자요리’, 곡물 빵에 절인 연어를 끼워먹는 핀란드 샌드위치를 응용한 ‘핀란드풍 연어카나페’, 농원에서 자생하는 200년 된 오디나무의 열매, 멀베리와 크랜베리, 판란드산 블루베리를 사용해 만드는 ‘휘바베리스무디’도 핀란드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시즌메뉴로 겨울추위 녹인다= 북유럽의 겨울을 떠올릴만한 요즘의 강추위에 어울리는 음식은 ‘카펠리니 홍합탕’이다. 역시 신선한 재료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남해안에서 잡히자마자 경매로 바로 공수해오는 싱싱한 홍합만을 사용한다. 고명으로 사용되는 루꼴라도 농원에서 직접 재배한다. 눈으로 보기에는 분명 유럽식 토마토홍합스프인데 먹어보면 어쩐지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우리네 해장국을 떠올리게 한다. 소면처럼 얇은 카펠리니 면을 다 먹고 나면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먹어야만 할 것 같은 충동이 따르는 건 그 때문이다. 북한산 둘레길을 걷고 난 후 언 몸을 노곤하게 녹여준다
카페휘바는 북한산국립공원 내에 위치해 있으며 외곽순환도로 100번을 이용하면 의정부에서 15분, 은평 노원 일산에서 20분, 목동 김포 부천에서 25분 거리로 가까워 나들이하기에도 좋다. 2월까지 스케이트장과 얼음썰매장도 개장한다. 자세한 문의사항은 전화(031-877-5111) 또는 공식블로그(blog.naver.com/cafehyvaa)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