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학교가 뭉치면 기적이 생긴다… 고졸 취업 수기 공모전

교사와 학교가 뭉치면 기적이 생긴다… 고졸 취업 수기 공모전

기사승인 2014-01-24 23:32:00
[쿠키 사회]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성찬(가명·20)이는 욱하는 성질을 이기지 못하는 학생이었다. 친구와 싸우다 교실 창문을 부수기도 했고 담임선생님에게 매일 같이 자퇴시켜 달라고 졸랐다. 2학년이 돼서도 지각과 무단결석이 이어졌다. 하지만 조금씩 스스로를 변화시킨 성찬이는 3학년이 되자 아르바이트 주급을 꼬박꼬박 저축하는 성실한 학생이 됐다. 결국 대기업 외식업체에 당당히 합격해 꿈꾸던 요리사가 됐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24일 열린 ‘제2회 고졸 취업 감동수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성인부 금상을 받은 한국외식과학고 박초롱 교사의 수기에는 제자 성찬이의 변화가 고스란히 담겼다. 박 교사는 “요리 실력도, 스펙도, 가정형편도 별로라고 자책하는 성찬이를 보면서 일에 열정이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성찬이의 변화 과정을 지켜보며 모든 교사와 학교가 똘똘 뭉치면 학생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세 명의 담임교사가 이뤄낸 특별한 기적’이란 수기 제목처럼 자퇴시켜 달라는 성찬이를 설득한 1학년 담임교사와 무단결석하는 성찬이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다독인 2학년 담임교사가 없었다면 3학년 때의 성찬이는 없었을 거란 얘기다.

재학생 부문 금상을 받은 순천전자고 조민아(19)양은 ‘그저 겁만 내는 청춘들, 해보긴 해봤나요?’라는 도전적인 제목의 수기를 통해 취업 성공담을 공개했다.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와 함께 가난을 짊어져야 했던 조양은 “꼭 성공해서 어머니 여생을 아름답게 꾸며드리겠다”는 다짐 속에 특성화고에 진학했다.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학업에 열중했고 학원을 다니며 다양한 자격증도 취득했다. 봉사활동, 교지편집활동 등에도 적극적이었다는 조양은 “또래 친구들보다 뒤처진다고 느껴 남보다 두세 배 더 노력했다”고 회고했다. 지난해 삼성 고졸 공채에서 삼성SDS에 합격한 그는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것은 좋은 환경이 아니다. 앞으로 많은 성공을 거둘 인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도전”이라고 했다.

졸업생 부문 금상을 받은 정송이(20·여)씨 역시 특성화고 진학 후 KDB산업은행에 입사했다. 중학 시절 암으로 엄마를 잃은 정씨는 “전문지식과 현장경험을 두루 섭렵해 여성 금융 전문가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교육부는 수상작을 단행본으로 발간해 특성화고와 시·도교육청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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