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학생·교수·대학의 3각 반대 여론에 밀려… 삼성, 총장추천제 전면 유보

[상보] 학생·교수·대학의 3각 반대 여론에 밀려… 삼성, 총장추천제 전면 유보

기사승인 2014-01-28 09:48:00

[쿠키 경제] 삼성그룹이 올해 4월부터 시작하려던 대학 총장 추천제를 전면 유보하기로 했다. 삼성이 전국 대학에 보낸 할당 인원과 관련, 대학들이 ‘삼성판 줄세우기’라며 일부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삼성 미래전략실 이인용 사장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대학 총장 추천제, 서류심사 도입을 골자로 하는 신입사원 채용제도 개선안을 전면 유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총장 추천제만이 아니라 새로 도입하려던 제도를 모두 유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올해 4월부터 서류 전형을 부활해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응시 남발을 막고, 대학 총장의 추천을 받은 학생들에게 서류전형을 면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 인재채용 방침을 밝힌바 있다. 하지만 지난주 전국 대학에 삼성의 추천인원 차등할당 방침이 전해짐에 따라 논란이 거세졌다. 삼성이 대학과 협의없이 등급을 지정하듯 추천인원을 차등 배정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의 이번 방침은 총장과 교수들 그리고 학생 3자 모두에게 비판을 낳았다. 4년제 대학 총장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측은 “여러 대학 총장들의 비난이 빗발쳐 삼성에 시정을 요구할 계획”이라며 공동 대응 방침을 밝혔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대학 서열화, 대학의 취업사관학교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 삼성의 총장 추천제를 반대하고 거부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삼성은 자료를 통해 직접 사과 입장을 밝혔다. 삼성은 “신입사원 채용제도 개편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대학총장 추천제로 인해 각 대학과 취업준비생들에게 혼란을 줘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또 “새로운 채용제도를 발표했지만 대학서열화, 지역차별 등 뜻하지 않은 논란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인용 사장은 “학벌·지역·성별을 불문하고 전문성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한다는 열린채용 정신을 유지하면서 채용제도 개선안을 계속해서 연구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래 취지가 SSAT 낭인을 막아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인 만큼 이를 해결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겠다는 뜻이다.

삼성이 한발 뺌으로써 논란은 미뤄졌지만 ‘삼성이 갑(甲), 대학이 을(乙)’이란 현실은 다시 한번 확인됐다. 트위터 이용자 j*******은 “삼성의 대학 총장 추천제는 할당이라는 형식을 통한 하달”이라며 “취업을 내세워 한국 사회 위계를 재벌 중심으로 봉건화하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위터리안 P**********도 “매우 보수적인 분도 이젠 삼성이 대학교육까지 지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하더라”라며 “삼성의 당초 의도는 선의에서 시작한 것일 텐데, 좀더 신중했었다면 좋았을 걸”이라고 말했다.

사진=국민일보DB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노용택 기자 mainport@kmib.co.kr
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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