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장효선·신동오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증권사 M&A 사례 6건을 분석한 결과, 시너지 효과는 미미했다고 6일 밝혔다. 주가는 오히려 내리막을 걸었다. M&A가 단순히 주인만 바뀌었을 뿐이지 경쟁을 촉진시키거나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요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신한금융투자·우리투자증권·KB투자증권·NH농협증권·HMC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다.
2005년 4월 우리증권과 LG투자증권이 합쳐져 탄생한 우리투자증권의 2004회계연도 위탁매매 수익 점유율은 8.4%에서 2013회계연도에는 7.3% 수준으로 내려갔다. 2002년 7월 굿모닝증권과 신한증권이 합쳐 만든 신한금융투자의 위탁매매 수익 점유율도 2002회계연도 6.2%에서 2013회계연도에는 5.7%로 내려갔다.
수익원 다변화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2006년 2월 세종증권을 인수한 NH농협증권을 제외한 전 사례에서 위탁매매 수익 의존도가 전혀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KB투자증권은 한누리증권을 인수하기 전인 2007회계연도의 위탁매매 수익 비중이 24.3%에 불과했지만 2013회계연도에는 51.5%로 뛰었다.
증권사 M&A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건 증권업 자체의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장 연구원은 “M&A 이후 중첩 기능을 통합하고 판관비 감축 난항 등으로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증권업 경험이 없는 곳이 인수하더라도 유연한 증권사 사업모델에 대한 이해가 낮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가 증권사 M&A를 통해 자본시장에 활력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의 실효성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말 “M&A를 추진하는 회사에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말했다. 현재 증권업계에는 KDB대우증권·동양증권 등이 M&A를 기다리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