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와 40세… 불혹을 넘겨 만든 루지 은·동메달

43세와 40세… 불혹을 넘겨 만든 루지 은·동메달

기사승인 2014-02-10 12:19:00
[쿠키 스포츠] “1·2·3위가 동시에 빛나는 역사적인 루지 경기였다.”

1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산키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루지 남자 싱글 경기를 지켜본 미국 CBS스포츠는 경기결과를 이같이 평가했다. 루지 세계챔피언 펠릭스 로흐(25·독일)가 1위에 올랐지만 관중들은 양 옆에 자리한 알베르트 뎀첸코(43·러시아)와 아르민 최겔러(40·이탈리아)에게 더욱 열광했다.

밴쿠버대회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로흐보다 15살 이상 많은 40대 선수들의 도전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뎀첸코는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부터 이번 대회까지 7회 연속 올림픽에 나섰다.

그는 일본 스키점프 가사이 노리아키(42)와 함께 동계 올림픽 최다 연속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참가만으로도 기록을 달성한 뎀첸코는 한발 더 나아갔다. 6개 올림픽에서 단 하나의 메달(2006년 토리노 남자 싱글 은메달)만 목에 걸었던 그는 “내 생애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선언한 소치 대회에서 생애 두 번째 메달을 손에 넣었다. 그는 “결과는 하늘에 맡겼고, 나이는 잊은 채 썰매를 탔다”며 “생애 가장 기쁜 날”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경기 뒤 뎀첸코에게 축전을 보냈다.

사실 루지는 시속 130㎞가 넘는 속도로 긴장감을 주지만 그만큼 부상의 위험도 높다. 하지만 체력부담이 크지 않아 나이가 들어도 선수생활을 할 수 있는 강점이 있는 종목. 특히 루지 경기장은 전세계 10여곳에 불과해 경험이 가장 큰 자산으로 꼽힌다.


뎀첸코에 이어 최겔러도 40세에 동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루지종목의 특징 때문. 최겔러도 1994년 릴레함메르 이후 동·하계 올림픽 통틀어 최대인 6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2006년 토리노 남자 루지 개인 2연패를 달성한 최겔러는 1998년 나가노에서 은메달을 땄고, 소치를 포함한 세 번의 올림픽에서 동메달 3개를 얻었다.

최겔러는 경기 뒤 금메달리스트 로흐에게 다가가 “당신의 모든 것을 배우고 싶다”며 예우를 갖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서완석 기자
wssuh@kmib.co.kr
서완석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