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치료제로 국내 시판 허가, 정부 보험급여 가능 여부에 촉각
[쿠키 건강]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항암제 시장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 표적항암치료제와 차별화된 차세대 비소세포폐암치료제 ‘지오트립’이 국내에 상륙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 활성변이가 있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1차 치료제인 표적항암제 지오트립정이 지난달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지오트립은 1일 1회 40 mg 요법으로 사용한다.
◇진행성 폐암, 조기발견 어려워 5년생존율 극히 낮아= 보통 폐암은 조기 발견 어려우며 5년 생존율이 극히 낮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박근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대다수 환자가 폐암 조기에 발견하기보다 어느 정도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검진을 통해 알게 된다”며 “특히 진행성 폐암의 예후는 매우 불량하며 폐암 진단 환자 5년 생존율 여전히 7% 밖에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른 암들에 비해 폐암의 생존율이 상당히 예후가 불량하고 낮은 편”이라며 “이는 제일 큰 숙제거리다”고 덧붙였다.
특히 비소세포폐암은 소세포폐암에 비해 성장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초기에는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절제술이 가능한 1~3A기 환자는 4분의 1에 불과하다. 보통 비소세포폐암은 3A기 이후에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하며 1기 또는 2기의 경우에는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해 보조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항암화학요법은 생명을 연장하고 증상을 원화시키는 것이 치료 목적으로 반응이 좋은 환자는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박 교수는 “지난 30~40년간 좋은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유방암, 전립선암 등 각종 암의 완치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며 “새로운 폐암치료제가 연이어 등장하게 되면서 폐암의 생존율이 다른 암처럼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세대 비소세포폐암 이어 2세대 항암제 ‘지오트립’ 등장= 현재 폐암 치료를 위한 1차 치료제로는 대표적으로 2가지 의약품이 있다. 국내에서는 1세대 EGFR 치료제로 알려진 아스트라제네카의 ‘아레사’, 로슈의 ‘타세바’가 있다. 이들 치료제들은 폐암을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표적해 작용하는 표적항암제들이다.
이들 시장에 차세대 치료제 지오트립이 지난달 허가를 받고 새롭게 등장했다. 이번 지오트립 출시는 기존치료제와 다른 2세대 표적항암제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오트립은 기존 표적치료제와 달리 수용체와의 친화도가 높아 수용체에서 쉽게 떨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작용해 암 세포의 신호전달을 비가역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장기간 질환의 진행을 억제하고, 내성발현의 위험을 줄여 치료 반응률을 높였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지오트립의 식약처 허가는 현재 EGFR 활성변이가 확인 된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화학요법인 페메트렉시드와 시스플라틴 병용치료와 그 효과를 비교한 대규모 3상 임상인 LUX-Lung3
등의 임상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했다. LUX-Lung3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오트립은 현행 표준 치료법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약 4개월 가량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오트립정 치료군은 약 1년동안 종양이 성장하지 않고 생존한 반면, 대조군인 화학요법 치료군은 무진행생존기간이 6.9개월에 그쳤다.
조병철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지오트립 치료군은 유의한 호흡곤란 개선 효과를 보였고 통증 개선 경향 및 기침 횟수도 감소했다”며 “화학 치료요법 대비 기침이 악화되거나 호흡곤란이 일어나는 시간도 유의하게 지연시킨 것으로 임상 결과 밝혀졌다”고 말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이 치료제가 정부에 보험급여로 인정될 지의 여부다.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지오트립이 1차 치료제로 보험급여가 되도록 회사 측도 보건복지부 심평원 등과 협의를 해 나갈 것”이라며 “기간은 약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